美 비영리단체 UCS "기후변화 대응 원전 유지 불가피…원전, 천연가스로 대체되면 탄소배출 증가"

미국의 비영리단체(NPO)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The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이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969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진과 학생들이 주축되 돼 설립된 UCS는 그동안 핵무기 반대, 원전 감시 등 원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던 단체다.  

UCS는 최근 '원자력의 딜레마'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며 "원전이 천연가스 발전소로 대체되면 탄소 배출 증가로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에너지 상황에 대해 분석한 UCS의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보다 친환경적이다. 

UCS는 조기 폐쇄 등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인 미국 원전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셰일혁명을 통해 저렴한 천연가스를 확보하고 있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보다 원전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UCS의 입장이다. 또 UCS원전 조기 폐쇄는 미국 에너지 부문의 탄소 배출을 4~6%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 중 92기의 수익성을 분석한 UCS는 보고서를 통해 "값싼 천연가스가 등장하고 노후 원전의 운전비가 증가하면서 미국 원전의 3분의 1 이상이 수익성 악화로 10년 이내에 폐쇄될 전망"이라며 "원전이 천연가스 발전으로 대체되면 탄소 배출 증가로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할 수 있기에 자금난으로 조기 폐쇄 등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인 미국 원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원전에 반대해 왔던 UCS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며 "미국보다 원전 수익성이 훨씬 좋은 한국이 탈원전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건 환경적이나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UCS는 원전에 대한 감시자를 자처하면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출범했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 사고 두 달 전 "규제 당국이 사고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정부에 스리마일 원전과 다른 15기 원전 폐쇄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여전히 "원전은 사고 가능성은 낮아도 사고가 나면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안전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원전을 위험하기에 무작정 없애자는 문재인 정부와 관련 시민단체들과는 달리 미국은 원전에 부정적은 인식을 가진 NPO마저 '위험하지만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원전을 잘 관리하면서 사용하자'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탈원전 정책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천연가스와 석탄의 사용량이 증가하고 문재인 정부가 원전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던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효율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정부의 보조금만 친여(親與) 정치권 인사들이 챙겨가는 신(新)적폐로 전락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야당과 청와대 김수현 신임 정책실장은 탈원전 정책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실장에게 탈원전 정책을 수정하라고 요구했고 김 실장은 이를 거부했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김 실장에게 "원전 폐기를 주장했던 분인데 아직도 그 생각이 유효하냐"고 물었다. 김 실장은 "큰 취지에서 그 방향(탈원전)으로 가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원전 폐기라기보다는 60여 년에 걸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자는 것이 합당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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