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측 "트럼프 先비핵화-後제재완화 분명히 해와, 과거 실수 되풀이 않을것"
김정은 올 8월부터 "적대세력과 대결전" "黨 옹위 결사전" "제재책동 광분" 적대발언 늘어
폼페이오 국무장관 나설 美北고위급회담 앞두고 제재완화 의제 삼으려는 시도일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내부 시찰 과정에서 "적대세력들"이 "악랄한 제재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고 미국 등 국제사회를 직접 비난한 것으로 전해지자, 미국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완화는 비핵화의 뒤를 따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일축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김정은이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핵개발 강행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를 비난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과거의 실수들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주장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그 지점(북한 비핵화)에 빨리 도달할수록 우리는 더 빨리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경제적 제재는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김 위원장이 합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단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북한 로동신문,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북한 로동신문, 연합뉴스)

앞서 1일(한국시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삼지연군 건설현장 현지지도에 이어 강원도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잇따라 현지지도했다.

김정은은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며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의 복리증진과 발전을 가로막고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보려고 악랄한 제재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며 "모든것이 어렵고 긴장한 오늘과 같은 시기에 연속적인 성과를 확대해나가는 것은 적대세력들에게 들씌우는 명중포화이며 당의 권위를 옹위하기 위한 결사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이어 "지금 나라 사정이 의연 어렵고 긴장하지만 당의 명령 지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따라나서는 천만군민의 절대불변의 의지와 단결된 힘이 있다"면서 "(그들은) 시련 속에서 자기의 힘을 백배로 비축한 우리 국가가 어떻게 우리의 힘과 기술, 우리의 손으로 강대한 나라를 꾸려나가는가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뚜렷이 보게 될 것"이라고 건설을 독려했다.

김정은은 뒤이어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현장을 시찰할 당시에는 "다음해 10월10일까지 최상급으로 훌륭하게 완공해야 한다"며 "당에서 양덕군의 온천관광지구 건설과 경성군의 온포온천휴양소 개건사업을 틀어쥐고 있는데, 이 대상들을 본보기로 하여 모든 도에서 군대와 인민이 힘을 합쳐 지역 온천에 휴양지를 문명하게 꾸리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김정은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과 같은 방대한 창조대전은 강도적인 제재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보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고 당의 권위를 옹위하기 위한 결사전"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처음으로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

그동안 제재 완화 등 요구사항이나 강도 높은 비난 발언은 주로 북한 관영 선전매체들이 주장하는 식으로 전달됐으나, 최근에는 김정은이 직접 발언한 것을 매체들이 타전하는 형식으로 변화가 일고 있다.

이는 북한이 제재 문제에 있어 그만큼 절박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의 희생으로 핵 개발을 강행한 데 이어, 핵 보유 이후에도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대안으로 이른바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강국'을 달성하겠다고 내부 선전을 해왔다.

최근 들어 김정은이 약 3주 만에 재개한 내부 시찰에서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적대 발언'을 거듭 내놓았고, 이는 다음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나서는 미북 고위급회담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제재 완화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보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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