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초미세먼지와 무관한 자동차 통행량에 집착

지난15일 서울시는 미세먼지와 큰 상관이 없는 자동차 통행량을 줄인다고 50억 원을 투입해 지하철과 버시를 출·퇴근시간에 무료로 운행했다. (연합뉴스 제공)

 

하루에 50억 원을 쏟아부은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환경학계의 쓴소리가 나왔다. 

지난 15일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운행했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낮추기 위해 자동차 통행량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 운행에 총 50억 원을 투입했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16일 PenN과의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서울시 미세먼지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통행량을 줄이는 것보다 도심 물청소를 열심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자동차 배기가스가 초미세먼지가 되는 것은 여름철의 경우”리며 “휘발유나 경유 등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가 대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는데 일정한 온도가 요구되고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로 질소산화물(NOx)이 잘 형성되지 않아 차량이 초미세먼지를 거의 유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초미세먼지-미세먼지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서울의 대기환경은 점점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석순 교수는 대기환경이 개선되는 것은 서울시가 물청소를 열심히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박원순 시장이 집권하고 물청소를 등한시해 2013년부터 다소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가 50억 원을 투입해 지하철과 버스를 무료로 운영해 얻은 결과는 미미했다. 서울시 주요 14개 지점 교통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월요일 대비 1.8%(2099대) 감소했다.

서울시는 "첫 시행이다 보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중앙정부나 경기도·인천시,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강제 2부제 도입이나 자율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도 "대중교통을 하루 동안 무료로 운행한다고 미세 먼지가 줄어든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발상"이라며 "예산을 산업 시설 배출 규제 등 중·장기적인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서울시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5일 미세먼지 대책에 이어 16일에도 ‘초미세먼지 민감군 주의보’를 ‘초미세먼지 주의보'로 단계를 올리며 미세먼지에 대한 조치를 이어갔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초미세먼지 시간 평균 농도가 9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을 미세먼지 때문에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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