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핵·프로그램 리스트 신고와 외부 검증 등 실질적·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기다리고 있어”
“文대통령, 비핵화 관련해 미국과 아주 긴밀한 공조 유지해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연합뉴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연합뉴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한반도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이 군사분계선에 근접 배치한 장사정포를 먼저 철수하는 것이 좋은 교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에 대해선 워싱턴은 북한정권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는 18~20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 향후 비핵화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아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차 석좌는 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종전(평화) 선언을 하려면 안보 상황이 덜 위협적이란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며 “서울에 가장 명백한 위협을 가하는 장사정포를 철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안보 상황이 변했다는 아주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먼저 협상에서 이런 재래식 무기의 철수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 결과에 대해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처음 평양에 갔다 와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다시 전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하지만 워싱턴의 모든 사람은 북한정권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모든 핵미사일과 관련 시설의) 신고와 외부의 검증, 비핵화 이정표(시간표)”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실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된다면 대단한 일이 되겠지만 (북한은) 싱가포르 회담을 개최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계속 말만 하고 있다”며 “우리는 비핵화 조치에 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핵실험장 해체 등 미북 간 많은 신뢰구축 조치들을 봐 왔다”며 “이제는 그런 신뢰구축 조치를 넘어 비핵화에 관한 주요 협상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남북관계 협력에는 분명히 동력을 제공하겠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북한정권은 한국과 비핵화에 관해 논의하는 데 관심이 없다”며 “(북한은) 비핵화는 항상 미북 양자 간의 협상대상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잠잠한 것에 대해서는 “불행한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북한이 정말로 인권 상황을 개선한다면 북한정부가 실질적인 개혁과 유엔헌장에 근거해 국제사회 편입에 관심이 있다는 아주 신뢰할만한 조치로 평가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러나 비핵화 협상을 시작하기만 하면 인권 문제는 늘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추구하는 남북협력 의제가 분명히 있다”며 “그 가운데 일부는 성공적이었지만 비핵화와 관해서는 미국과 아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관한 ‘나쁜 협상’의 산물로 평화와 경제지원, 인도적 지원을 북한에 제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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