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칼럼] 경제양극화가 대기업 때문인가?
[최종찬 칼럼] 경제양극화가 대기업 때문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이 수출로 돈을 벌면 관련 중소기업도 잘되고 모든 계층이 혜택
세계화로 시작된 무한경쟁시대에서 경쟁력 키워야
노동경직성 강화 정책없애고, 경제양극화 완화 위해서 일자리 창출 필요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역대 정부가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개혁을 추진하였다. 현 정부도 혁신성장이란 이름으로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국회에서 잠자고 있던 서비스산업기본법과 핀테크산업 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출자제한완화등이 문대통령의 지시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일부 여당의원의 반대에 부딪쳐 의결이 늦어지고 있다. 그들의 반대 이유는 이들 법안이 대기업에 혜택을 주어 경제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최근 대기업, 중소기업, 수출기업, 내수기업,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격차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70~80년대 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하던 시기에는 경제양극화란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 경제성장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가 작용해 모든 계층이 고루 성장의 혜택을 보았다. 대기업이 수출로 돈을 벌면 관련 중소기업도 잘되고 고용도 늘어나며 임금도 올라 모든 계층이 혜택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 왜 최근 경제양극화가 심화되었으며, 과연 그 주된 원인이 대기업 때문인가? 원인분석을 제대로 해야 바른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다. 경제양극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세계화(globalization)이다. 미·소 냉전체제가 종식되면서 세계경제체제는 국경 없는 무한경쟁시대가 되었다. 관세 등 각종 수입제한 규제가 철폐되면서 상품과 서비스가 국경에 관계없이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자본, 인력 등도 과거보다 훨씬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등 IT기술의 발달로 정보 또한 실시간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미국 뉴욕 월가의 움직임이 동시에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화, 정보화는 무한경쟁시대를 촉진하였다. 무한경쟁의 도래로 경쟁력 있는 기업은 각종 장벽이 없어지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반면 경쟁력이 없으면서 각종 규제로 보호받고 있던 기업은 생존이 위태롭게 되었다. 수입규제 등으로 보호를 받던 시절에는 우리나라에서 1등이면 생존할 수 있었지만 세계화 시대에는 세계에서 1등만 살아남게 되었다. 많은 내수산업, 중소기업들이 세계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의류, 신발 등 노동집약적 중소기업들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값싼 제품에 밀려 도산하게 되었다. 농업도 보호막이 없어지면서 값싼 외국 농산물 수입으로 어려워지게 되었다. 반면 기존에 치열한 국제 경쟁에 단련된 수출 대기업들은 세계화가 오히려 성장 기회가 되었다. 각국의 수입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은 세계화가 도약의 기회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세계화는 경쟁력 있는 기업에게는 기회를, 경쟁력 없으면서 정부의 보호에 의존해온 기업에게는 시련을 주게 되었다. 그 결과 기업 간 격차 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근로자간의 격차도 크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경제양극화 현상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도 세계화로 어려워진 철강, 자동차 등 미국의 전통산업 근로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경제양극화의 또 다른 원인은 노동시장 여건의 변화이다. 경제성장의 결과 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고 강력한 노조가 등장함에 따라 노동비용의 증가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과거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진 상황에서 기업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장 자동화, 비정규직 확대, 해외이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단순 노동인력 고용이 감소하고 임금 인상이 정체되고 있다. 이와 같이 중·저급 인력 수요는 줄어드는데 비해 인공지능, 로봇 발달 등으로 고급인력 수요는 늘어나 근로자간 소득격차는 커지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저출산·노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저성장으로 국내 소비가 정체됨에 따라 내수위주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은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경제양극화 심화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나아가 사회 불안요소가 됨으로 정부는 경제양극화 해소를 국정우선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경제양극화 완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대책은 일자리 창출이다.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대시켜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최근 친근로자 정책으로 노동시장 경직성을 강화하는 것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일자리를 감소시켜 경제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고용유발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그동안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산업은 정책지원 등이 미비하고 생산성도 낮다. 관광, 보건, 의료, 금융, 문화산업 등을 육성해야 한다. 2/3가 산지인 나라에서 설악산에 케이블카 하나 놓지도 못하면서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골프에 대한 세금 인하 등 고소득층이 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의 인적자원개발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문화산업 등 지식집약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소득층 근로자나 그 자녀들이 고소득 직업에 종사할수 있도록 지산산업시대에 필요한 창의성이나 기술 등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위해 학교 커리큐럼과 교육방법개선, 평생 교육을 강화해야한다. 아울러 장학제도와 취업기회 확대 등 종합적인 저소득층 신분 상승기회(Social Mobility) 확대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공정거래정책은 대기업규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독과점지위의 남용방지와 내부자 거래 , 중소기업 기술탈취 규제등 경쟁촉진시책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아울러 조세·재정을 통한 소득재분배 정책도 강화하되 무분별한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택형 복지제도를 통해 재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前 건설교통부 장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