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 이해찬·손학규·정동영은 '올드보이의 귀환' 대표격
"60~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던 정동영, 올드보이 정치로 재등판

여야 정치권 주요정당 대표들이 60대 중반 이상 인사들로 채워졌다.

지난 2일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71) 선출을 기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66),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64),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65)까지 각당에서 60대 이상 대표들이 자리잡았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이 중에서도 최소 4선(選) 이상 국회의원 출신으로 굵직한 정치경력을 지닌 이해찬 민주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정동영 민평당 대표가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주목받는다. 이들은 15대 국회(1996~2000년) 시절 여의도 정치무대에서 나란히 금배지를 달고 활동했다.

이들 셋은 지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란히 출마했던 이력도 회자된다. 경선 결과 구(舊) 열린우리당 당권파를 이끌던 정동영 후보가 43.8% 득표로 1위, 한나라당 탈당파를 이끌던 손학규 후보가 34.0%로 2위, 친노(親노무현)계 단일화에 성공한 이해찬 후보는 22.2%로 3위였다.

하지만 11년 지난 지금은 129석의 집권여당 대표에 이해찬, 30석의 제2야당 대표에 손학규, 14석 비교섭단체 대표에 정동영이다. 현재 친노·친문(親문재인)계의 대약진으로 입지가 뒤바뀌긴 했지만, 같은 좌파정당에서 한솥밥을 먹고 대권경쟁을 펼쳤던 이들이 원내 여야 정당 중 3곳의 대표로 올라섰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른바 '진보정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와, 같은 정당에 있었다는 이유로 협치가 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민주당이 집권 이후 친문색이 훨씬 짙어진 만큼 현재 친문과 반문(反文)으로 나뉜 정치지형에서 3자간 협치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편 정동영 대표는 과거 열우당 의장이었던 2004년 3월 "(17대 총선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투표일에)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같은해 열우당 의원이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20대와 60대의 뇌세포는 전혀 다르다", "60대에 가능한 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 왜냐하면 뇌세포가 너무 많이 죽은 상태"라고 발언한 것과 맞물려 17대 총선 전후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던 두 인물 중 정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올드보이 정치'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