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칼럼] 블록체인 암호화폐, 더 늦기 전에 발상의 전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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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9.03 13:24:08
  • 최종수정 2018.09.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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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사회, 누구도 해킹할 수 없는 보안성·신뢰성 요구
4차 산업혁명 기반산업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 육성돼야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인류문명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초지능 사회로 요약될 수 있다. 초연결 초지능을 통해 스마트홈 스마트카 스마트팩토리가 이미 구현되고 있고 머지 않아 전도시를 초연결하는 스마트시티도 등장해 인류의 생활에 전례 없는 신기원을 열어갈 전망이다. 한국도 부산과 세종시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초연결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연결고리를 누구도 해킹할 수 없는 보안성과 신뢰성이다. 만약 해킹이 가능한 경우 스마트시티는 테러시티로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보안성 신뢰성의 기술로 등장한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2019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구현된 기술로 그 후 10연 동안 단 한번도 해킹을 당한 적이 없이 지금까지 쉬지 않고 구동되고 있는 놀라운 기술이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기반기술이다.

정부도 블록체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블록체인산업 육성을 밝힌 바 있다. 당장 내년 예산에 블록체인 활용 기반 조성과 블록체인 융합기술 개발 등 블록체인 관련 분야에 337억 원을 배정했다.  블록체인기술 지원센터를 구축해 핵심기술 개발과 성능을 평가하고 전문인력을 1만 명, 전문기업을 100개 키울 중장기적 목표도 세웠다. 그러나 정부는 2019년에도 암호화폐와 관련성이 낮은 공공부문 폐쇄형 블록체인 위주의 산업 육성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공공부문의 폐쇄형 블록체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민간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공개형 블록체인 산업이 발전되어야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수 있다. 블록을 쌓아서 체인으로 연결하는 작업에는 우수한 인재와 많은 비용이 들어가므로  동기가 부여되어야 하는데 이 동기부여로 지급되는 돈이 바로 암호화폐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임금을 지급하고 폐쇄형 블록체인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경쟁적으로 만들어지는 민간부문의 공개형 블록체인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져 글로벌경쟁력이 뒤질 것은 자명한 이치다.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는 지금까지 사용되어온 법정화폐를 보완하면서 새로운 디지털통화금융시대를 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으로 블록체인 산업도 2017년에 세계GDP의 10%가 블록체인기술로 저장되는 거대환 전환(deep shift)이 일어 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전망을 토대로 추정해 보면  2018년 87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GDP가 2027년에는 140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서 이의 10%인 14조 달러의 GDP가 블록체인으로 저장된다는 의미다. 현재 블록체인 시장규모가 100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여년 블록체인산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류문명에 거대환 전환을 가져온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뒤져서는 후진국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미국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에스토니아 등 많은 선진국은 벌써부터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우수인재를 양성하고 심지어 특구를 조성하는 등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들을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근년에 세계적인 크립토밸리로 성장한 스위스 쥬크 크립토밸리다. 250여 개 크립토기업들이 들어서면서 금융 법률 회계 국제회의전시 등 관련 산업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면서 인구 3만 명에 불과한 쥬크시를 주도로 하고 있는 12만 명의 쥬크주에 11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유년 노년층을 제외하면 일손이 부족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블록체인 암호화폐 창업에 필요한 자금마련을 위한 암화화폐공개(ICO)를 금지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ICO를 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국부유출과 기술유출은 물론 벤처기업자금조달 어려움 증대로 창업생태계 붕괴도 우려되는 등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4차 산업혁명을 지연시켜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되게 할 수도 있을 우려가 적지 않다. 심지어 한국인들의 해외 ICO참여로 해외로 유출된 자금의 규모가 30조 원에 이르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산업인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이 육성되어야 함은 재론이 필요 없다. 다만 한국은 여전히 규제가 많고 기득권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므로 원래 규제프리의 문화와 제도를 가지고 있는 스위스와 같이 전국을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이 꽃필 수 있는 규제프리국가로 변모시키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고 시간이 필요한 현실적인 실정을 감안해 볼 때 블록체인특구를 조성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제주도 등 여러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블록체인특구를 조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의도 내리지 않고 거래소도 통신판매업으로 분류하고 ICO는 금지하는 초강경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가운데 수 많은 관련 기업들은 자구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각종 블록체인 관련 협회들이 설립되고 있다. 심지어 블록체인 관련 협회가 19개나 난립해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블록체인 암호화폐 분야를 연구하는 한 사람의 학자로서 적지 않은 충격이다. 우선  이 분야를 연구하고 발전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금융권 등 한국의 어떤 산업부문에도 이런 경우는 없다. 금융권에는 각 금융부문별로 은행권을 대표하는 은행엽합회,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 보험업계를 대표하는 보험협회 등 분야별로 하나씩 협회가 설립되어 업계의 동향과 발전방향을 연구하고 업계와 당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블록체인 산업은 육성한다고 하면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암호화폐는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관련 협회도 법인으로 인가를 해 주지 않고 있어 임의단체로 각종 협회들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협회가 이처럼 난립하는 경우에는 자연 사기가능성  회사 여부 등 회원가입 검증 절차보다는 회원수 늘리기에 급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심지어 ICO 인증이라는 것도 단돈 500만원에 남발하고 있는 협회까지 등장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환경에서는 협회나 업계의 자율규제안 등 협회의 건의가 당국에 설득력이 있을 리 없다. 업계의 자율규제안 등 건의가 당국에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하기 전에 대표성 있는 협회인지 여부를 먼저 검토해 보아야 할 정도다. 스위스 쥬크의 크립토밸리는 하나 있는 크립토밸리협회의 회원수가 850여개가 넘어서 협회가 만든 ICO가이드라인 초안이 커다란 수정 없이 금융당국(FINMA)의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정도다. 협회가 난립하면 사기코인도 걸러지지 않아서 투자자 피해만 커질 것이 불문가지일 것이므로 한국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 발전에 백해 무익일 것으로 생각된다. 

협회는 연구활동을 기본으로 하는 학자들의 모임이 중심인 학회와는 차원이 다른 실제로 기업하는 기업인들이 모임이다. 반드시 성공한 기업인들만의 모임일 필요도 없고 특히 이 분야는 스타트업이 중요한 분야이다. 그러나 적어도 협회의 회원기업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어느 정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실제로 금융관련 협회 등 많은 협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은 협회 정관에 따라 퇴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나의 협회만 존재할 필요도 없지만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 중에서도 어느 정도 분야별 대표성이 있어야 대정부 건의 등 업계와 당국 간의 가교역할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이 분야의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염원하고 연구하고 있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인들의 모임인 협회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도 없고 그럴 입장도 아니다. 다만 이런 상황은 너무 심각해 보인다는 것이 개인적 소회다. 당국도 암호화폐에 대해 아무런 정의도 내리지 않고 거래소도 통신판매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업계마저도 협회의 난립으로 사기코인마저 걸러주지 못할 경우 누가 협회를 믿고 기업들을 신뢰하고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업계나 협회들은 업계 협회 나름대로 자정노력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고 정부도 무조건 부정만 하기에는 관련 산업이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기반기술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전향적인 정책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세계경제포럼이 2027년 블록체인 산업의 폭발점(tipping point)으로 인류문명이 거대한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예사로 생각하지 말고 전환기적 발상으로 대비하고 육성해야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되지 않고 선진국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글로벌코인평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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