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리 인상설 고용참사·경제심리 악화가 발목 잡은 듯

한국은행은 8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11월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래 여섯번째 동결이다.

한은은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했다.

저금리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어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인상 명분을 차곡차곡 쌓아왔던 한은은 악화된 고용지표와 최악으로 치닫는 소비자 및 기업 심리지수 등에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5000명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왔고 채권시장에서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2% 아래로 떨어졌다. 

또 자영업자 경영난 심화와 소득분배 악화 등으로 소득주도 성장 정책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고 대외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신흥국 경제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전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은 "199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설비투자가 5개월째 마이너스고 이런 국내 경제만 생각하면 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이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전염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자본유출 우려를 생각하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 학회장은 "미국이 다음달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는데 그 상황을 보고 한국은행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차이가 더 벌어지면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손이 발생하니까 돈을 빼 나가고 우리나라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 높아지기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 역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상대로 다음 달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차는 0.75%포인트로 확대된다. 한은이 연내 금리를 안올릴 경우 연말이면 금리차는 1.0%포인트로 벌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과거 최대 수준과 같아진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6월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1.75%~2.00%로 올랐다. 지난 3월에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6월 올해 두 번째 인상을 단행했고 9월에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달러 강세가 미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하며 연준의 금리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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