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7일 북한자유연합 숄티 대표에 발신인 지운 협박 이메일 "당신은 죽을 운명"
"탈북민 외 미국인까지 협박, 놀라운 일" 주미韓대사관 알리고 국내 경찰 수사중
숄티 "북한사람 돕는 저를 혐오해 '철렁'했지만 韓人 응원편지 18통에 공개 결심"

미국인 북한인권운동계의 대모(代母)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North Korea Freedom Coalition) 대표가 지난달 7일 자신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을 받아 한국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북한인권운동가들이 북한 정권 또는 종북세력으로부터 협박을 받는 사례는 그동안 적지 않았지만, 미국인인 숄티 대표가 표적이 된 점은 이례적이다.

또 비슷한 시기 숄티 대표뿐만 아니라 한국 내 탈북 인권운동가들도 비슷한 협박 메일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북측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한편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VOA뉴스 영상 캡처
사진=VOA뉴스 영상 캡처

VOA는 이날자 <북한인권운동가 '살해 위협' 받아>라는 제목의 VOA뉴스 영상 보도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발신인을 숨긴 문제의 이메일에는 살해를 암시하는 글귀와 함께 '끔찍한'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익명의 발신인은 숄티 대표의 구글 메일주소에 "당신은 죽을 운명이다. 우린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당신을 죽일 것이다. 집에 가서 죽는 걸 기다려라(You will DIE!! We see you everywhere. We will Kill You. Go. home. and Wait die)"라고 적은 메일을 보내며, 살해된 누군가의 얼굴을 흑백 처리한 사진을 첨부했다.

숄티 대표는 "누군가가 저를 그렇게까지 혐오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 힘들었고 가슴이 철렁하다"며 "저의 (하는) 일 전부가 북한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인데"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VOA는 "숄티 대표는 탈북민들이 간혹 협박메일을 받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미국인인 자신에게까지 온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숄티 대표는 협박 메일을 받은 사실을 주미 한국대사관에 알렸고, 한국 내 탈북 인권운동가들도 자신과 같은날 비슷한 메일을 받았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런 정황을 토대로 북한 소행으로 판단했다고 VOA에 밝혔다.

사진=VOA뉴스 영상 캡처
사진=VOA뉴스 영상 캡처

앞서 숄티 대표는 지난달 중순까지 문제의 메일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자신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에 감사하고 응원하는 내용의 우편 엽서 18장을 받고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공개를 결심한 이유는 (저를 응원한) 한국인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협박한 북한사람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숄티 대표는 "이번 사건을 통해 가혹한 북한 실상이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억압받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고 VOA는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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