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정부 '北석탄 의심' 말 안해줬다"? 업계 "몰랐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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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08.08 10:58:01
  • 최종수정 2018.08.08 18:3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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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남동발전 문답서엔 '북한産 의심' 언급 없다"지만…
자원무역상 "남동발전 최고책임자는 석탄 30년 전문가…원산지 속여도 '스펙'보면 알아"
"남동발전 완전 문제없는 高質 무연탄만 사들여, 푼돈 아끼려 北석탄 샀을 리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수입된 '유엔 대북제재 품목' 북한산 무연탄을 올해 3월 발전(發電)에까지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남동발전이 "정부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북한산 석탄일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 문제를 잘 아는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남동발전이 수입된 석탄의 원산지를 몰랐을 리 없다"며 남동발전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펜앤드마이크(PenN)는 7일 현재 해외에 거주하며 자원무역을 하고 있는 A씨의 제보를 토대로 "북한산 석탄뿐만 아니라 희토류도 원산지 세탁을 통해 한국으로 밀무역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5개 발전자회사 중 무연탄을 취급하는 업체는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2곳이다.

두 업체에 해외 석탄을 납품한 적이 있다고 소개한 A씨는 "북한과의 자원무역은 일개 무역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최근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알고 국내에 반입했다는 정부와 일부 기업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그 근거로 A씨는 "(북한석탄 반입 의혹 관련) 구체적인 회사명이 드러난 남동발전의 경우 석탄 담당 최고책임자는 서울대 출신으로 30년간 석탄을 다룬 전문가"라며 남동발전이 수입된 석탄의 특성을 미루어 원산지를 이미 파악했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무연탄을 생산하는 나라는 페루, 북한, 중국, 몽골, 호주(생산량이 매우 적음), 베트남 정도에 불과한데 "이 중 유난히 유황성분이 낮고 칼로리가 높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북한산"이라고 한다.

A씨는 "BL(Bill of Lading, 선하증권)을 세탁해 오리진(원산지)을 러시아, 중국으로 속이더라도 전문가들은 스펙만 보면 원산지를 알 수 있다"며 "석탄만 30년 이상 다룬 전문가들이 북한산 석탄인 줄 몰라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북한산 석탄을 반입했다면 자발적이라기보다는 정부나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억지로 구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남동발전은 한전 자회사 중 가장 많은 석탄을 발전에 사용하는데다, "완전히 문제가 없는 고질의 무연탄만 구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게 업계 평판으로, 북한산 석탄 가격이 싸기 때문에 비용 일부를 아끼려 구입했을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추측에 A씨는 단단히 선을 그었다.

한편 조선일보는 8일 보도에서 "작년 11월 관세청이 남동발전에 대한 (북한 석탄) 부정수입 혐의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한 뒤 "남동발전은 '정부 어느 기관도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석탄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그동안 관세청과 남동발전 사이에 오간 문답서 등을 보면 석탄의 '수입 경위' 등을 묻는 질문만 있을 뿐, 수입한 석탄이 북한산으로 의심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없다고 보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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