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잃은 경비원에 ‘전보 조처’ 요구

아파트 입주민들의 탄원서 작성 협조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동구의회 전근향 의원이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같은 아파트 경비원에 '갑질'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6시30분쯤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가 경비실로 돌진해 경비원 김모(26)씨를 들이받았다. 아버지와 함께 한 조로 경비 근무를 섰던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직후 이 아파트 입주민 대표이자 민주당 현직 구의원인 전 씨는 장례를 마치기도 전에 "아버지와 아들이 왜 한 조에서 근무하느냐"며 고인의 아버지를 다른 사업장으로 즉각 전보 조치하라고 경비업체에 직접 연락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상이 끝나기도 전에 그런 얘기를 하는 건 경우에 맞지 않는다”며 지난달 20일 민주당 부산시당에 징계청원서를 냈다.

이에 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4일 “전 의원이 고인의 아버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발언을 함으로써 유족은 물론 입주민들에게도 큰 실망과 분노를 야기했다”며 전 의원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제명을 결정했다.

윤리심판원은 최근 회의를 열고 “지난 7월 14일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와 관련, 전 의원이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발언과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심판위원 만장일치로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근향 의원 페이스북

 

한편, 전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진보는 99% 잘하다 1% 잘못하면 비난을 받고, 보수는 99% 잘못하다 1% 잘하면 칭찬받는다" "문재인 대통령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하자" 등의 문구가 최근 기록돼 있었다.

지난달 3일에는 “나 비록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할 말 하고 살아왔고 항상 약자의 편에 서 있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처럼 살았고 살겠노라 감히 말한다”고 글을 게재했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을 것이고 이로운 일과 의로운 일 중에 택하라면 의로운 일을 하겠노라고”라며 “나는 여자 노무현입니다”라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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