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19% 폭락, 하루에 사상최대 134조원 날려
트위터 21% 폭락, 약 7조원 날려
사용자 수 감소 ... 新시장 개척도 쉽지 않아

미국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2012년 6월 페이스북 로고가 뜨고 있다. 페이스북 주가는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실적우려로 18.96% 하락한 176.26달러로 장을 마감,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34조원 가량 증발하면서 미 증시 역사상 시총기준 '하루 최대폭락'이라는 오명의 신기록을 세웠다(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2012년 6월 페이스북 로고가 뜨고 있다. 페이스북 주가는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실적우려로 18.96% 하락한 176.26달러로 장을 마감,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34조원 가량 증발하면서 미 증시 역사상 시총기준 '하루 최대폭락'이라는 오명의 신기록을 세웠다(연합뉴스).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 후 폭락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주가가 19% 폭락했다. 시가총액 1195억 8000만 달러(약 134조원)가 하루 사이에 날아간 것이다. 나이키(시총 1233억 달러)나 맥도널드(1218억 달러) 정도의 기업 가치가 하루 사이에 사라진 셈이다. 이날 페이수북의 시총 감소분은 하루 기준으로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IT기업들이 신화가 깨졌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주가가 폭락했다. 페이스북은 2분기 영업이익이 51억 달러(약 5조 7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페이스북 투자자 기대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1분기 페이스북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3%나 증가했다.

페이스북은 3월 말부터 개인 정보 유출 사건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영국 정치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가(CA)에 통째로 유출된 것이 드러났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 정보 유출은 내 실수”라고 했다. 세계적으로 페이스북 탈퇴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당시 실적이 뒷받침돼 주가가 폭락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2분기 일평균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14억 7000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1.5%늘어나는 데 그쳤다. 북미 사용자 수는 제자리걸음이었다. 페리스북이 소통공간이라기보다는 마케팅 공간이라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유럽의 사용자 수는 오히려 전 분기보다 300만명 줄었다. 지난 5월 유럽에서 발효된 개인정보보호법의 영향으로 페이스북을 탈퇴한 사용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도 쉽지 않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을 막았다. 페이스북은 이달 초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자회사를 세우기로 하고 등기까지 마쳤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25일 자회사 승인을 전격 취소했다.

페이스북이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는 고백도 나왔다. 데이비드 위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과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보호와 가짜 뉴스 근절을 위한 모니터링 체제 구축에 대한 투자로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저커버그 CEO의 재산은 세계 3위에서 6위로 밀려났다고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페이스북 8700만 회원의 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발각된 후 페이스북 경영진 8명이 주신 39억 달러어치를 매각했다”며 “저커버그의 매각분이 35억달러어치로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CNBC는 “이들이 주가급락을 일으킨 2분기 실적을 사전에 알았다는 증거는 없지만 어찌 됐던 매도 시점이 꽤 훌륭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페이스북 주주들은 이날 주가가 폭락한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피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주주 제임스 케이쿠리스는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페이스북과 저커버그, 데이비드 위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주들을 오도하는 잘못된 발표를 하거나 매출 증가율 둔화, 영업이익률 하락, 실사용자 감소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그는 페이스북 주가가 폭락한 것은 피고가 연방증권법을 위반한 데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머란츠 로펌과 캐스켈라 로펌은 저커버그 등을 상대로 각각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과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도 27일 2분기 실적에서 사용자 수가 전 분기보다 줄어든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가가 20%나 폭락했다.

미 경제매체 CNBC·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실적발표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 7억1천100만 달러(7천948억 원)를 신고했다. 순익은 1억1천500만 달러(1천285억 원)로 전년 동기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실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것은 사용자 감소였다.

트위터의 2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s)는 3억 3500만 명이었다. 직전 분기 사용자수는 3억 3600만 명이었다. 트위터는 “미국에서 100만 명의 사용자 감소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위터가 하루 100만 개꼴로 유해성이 의심되는 계정을 차단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월가는 사용자 숫자가 지속해서 줄어드는 신호로 해석했다. 이달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유명 트위터 계정의 팔로워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GBH 애널리스트 대니얼 이브스는 "트위터의 사용자 감소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새로운 위험 요인이 등장했음을 시장에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위터의 이날 실적발표는 이틀 전 페이스북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직후 주가가 하루 만에 19%나 추락한 충격에 이은 것이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20.54% 폭락해 34.12달러로 마감했다.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 약 66억 달러(7조 3788억 원)어치가 증발했다. 트위터 주가가 올해 들어 80% 상승했으나 이날 하루 만에 반년치 상승분의 4분의 1이 날아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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