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샘의 교실이야기 20] 교실까지 퍼진 '원자력 괴담'
[유니샘의 교실이야기 20] 교실까지 퍼진 '원자력 괴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랙아웃 대비해 에어컨 없이 수업하자" 하니 '경악'하는 아이들
학생들이 '원자력 괴담'에 벌벌떠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
'지속가능한 개발'에 가장 적합한 에너지는 원자력
백 명 남짓의 학생들에게라도 진실 가르쳐야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

전국이 달아오르고 있다. 길지 않은 장마 탓에 일찍 시작된 폭염. 무더위에 지칠세라 학교도 온종일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다. 풍족하게 쓰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교과서 <인권>단원에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권리’가 등장했다. 그렇지 않아도 가끔 ‘탈원전’에 대한 스피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었기에 이참에 설명을 해보자 싶었다.

그림. 통합사회 교과서 103쪽. (출처. 비상교육 출판사)
그림=통합사회 교과서 103쪽. (출처: 비상교육 출판사)

사회실 에어컨을 끄고 학생들을 기다렸다. 교실에서 사회실까지 이동하기만 해도 찜통같은 복도를 지나와야 하는 아이들은 사회실 에어컨을 왜 틀지 않느냐고 원성이 자자했다.

“오늘 에어컨 선풍기 없이 창문만 열고 수업해보자!”
“악! 선생님, 왜 그러세요! 더위드셨나보다!”
“만일 ‘블랙아웃’이 된다면 이렇게 지내야 할지도 모른단다. 에너지가 부족해져서 공급이 중단되면 이렇게 지내야 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어떤 에너지가 우리의 ‘인권’을 지켜 줄 수 있을지 좀 따져보자꾸나. 좋아! 에어컨 켜자.”

● 방사능 모르면 괴담의 노예···용어부터 '핵발전' 아닌 '원자력 발전'으로 바로 써야 

후쿠시마 괴담은 물론 방사능의 공포가 ‘탈원전’을 부추긴다는 이야기부터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후쿠시마’ 재앙이 무섭다고, 고작 영화 한 편을 보고 벌벌 떠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이 받는 방사능의 영향을 재는 단위는 시버트(Sv). 인체에 대한 기준치는 연간 1 mSv(밀리 시버트)이다. 시간당 피폭량 기준치를 표기하면 0.11 μSv(마이크로시버트)/hour가 된다. 대체 이 수치가 뭘 의미 하는지 궁금해할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바나나 하나를 먹으면 0.1μSv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이고, 인간은 지구로부터 항상 일정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어서 세계는 평균 시간당 0.1~0.2μSv. 즉 가만히 있어도 지구로부터 시간당 바나나 2개치 방사선에 노출된다.

후쿠시마 원전 이야기를 공포와 버무려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지진과 쓰나미, 핵발전소 사고로 2만 명이 넘는 사상자와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습니다.”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2만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 중 누구도 방사선으로 사망하거나 급성질환이 생기지 않았다. (출처 : UNSCEAR(유엔방사선영향과 학조사위원회의, 2013년 후쿠시마 조사 보고서, 2014년 IAEA(국제원자력기구) 후쿠시마 조사 보고서)

그림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출처, 한국원자력연구원)
그림=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출처 : 한국원자력연구원)

실제 후쿠시마에 사는 주민이 원전 사고 이후 일생 동안 받을 방사선 노출양은 1만 μSv로 예상된다. 연간 5만 μSv 이상의 방사선 노출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 방사능 관련 직종 법규에 따르면, 후쿠시마 주민이 일생 동안 받을 방사선 노출양은 미국 법규 연간 기준의 1/5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비행기를 예로 들면, 우주 방사선 때문에 최대상공에서는 시간당 3.08μSv에 노출된다. 해외여행으로 12시간 비행기를 탄다면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 3.7시간 서 있었던 것과 같고, 왕복하면 7.4시간인 셈이다. 보다 놀라운 것은 흡연 시 노출되는 방사능의 양으로, 흡연자의 폐는 연간 16만 μSv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는 담배 속 방사능 폴로늄과 납을 흡입하기 때문인데 자그마치 미국 법규 기준을 3배도 넘는 수치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 방사능의 노출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방사능이 무서워 아무것도 할 수 없어야 하지만 방사성동위원소 이용을 포함, 원자력발전은 의학, 유전공학, 비파괴시험, 우주전지, 멸균, 종자개량 등을 모두 포함하여 평화적으로 이용되고 있고 누리고 있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가야 하겠는가. 원자력을 포기하고 원시로 회귀하면 모를까.

게다가 원자력발전 기술과 핵무기제조 기술은 엄연히 다른데도 에너지를 위한 원자력 발전을 핵 발전이라 부름으로써 핵무기를 연상시키는 용어로 혼란과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원자핵 분열 개념을 이용한다고 두 기술이 같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다. 우리가 사용하는 청정하고도 안전한 에너지는 ‘핵 발전’이 아닌, ‘원자력 발전’인 것이다.

● 진짜 ‘친환경’은 놔두고 가짜가 판쳐도 되나?

일본이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직접 경험한 나라였으니 원전에 대해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있었을 수 있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 같았으면 원자력 발전을 다 접었을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도 사고 직후에는 ‘원전 제로 정책’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대체에너지로 도입한 LNG 발전 탓에 엄청난 무역적자를 가져왔고 결국 원전을 기본으로 하는 전력구조로 다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현재 48기의 원전 중에 9기가 운전 중이고 규제기관의 운전승인을 받고 발전계획인 발전소가 증가 중이다.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22%까지 원자력에서 충당한다는 계획이 추진 중이라 한다.

우리가 탈원전의 모델로 삼는 대만을 보자. 우리 탈원전의 롤모델이라는 대만의 경우 지난해 8월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가 발생했다. 순차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대만 전체 가구의 3분의 2가 36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5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탈원전 정책을 시행해 6기의 원전 중 1기만 남기고 단계적으로 가동을 중지했었다. 하지만 여름철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 원전 3기가 가동에 들어가며 전략난에 대비했지만, 블랙아웃 사태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독일은 어떤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태 이후 독일은 원자력발전소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가 그 갭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탈원전 정책의 길을 가고 있는 독일은 우리가 잘 알듯이 석탄자원이 풍부해 그나마 대안이 있는 국가다. 그럼에도 탈원전 선택이후 태양광발전(약40GW)과 풍력발전(50GW) 확장 과정에서 엄청난 신규투자로 인해 과거 유럽에서도 가장 전력요금이 저렴하던 독일은 지금은 가장 에너지가 비싼 국가로 변했다. 탈원전 이전과 비교하여 현재 약 3.3배가 상승했다고 한다.

결국 일본도 대만도 독일도 ‘탈원전’을 지속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는 중인 것이다.

표=에너지별 발전단가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표=에너지별 발전단가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이번엔 에너지별 생산단가를 보자. 대체에너지로 생각되고 있는 태양광은 전력생산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단점 외에도 비용이 매우 높다. 이에 비해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발전원은 원자력이다.

그림   발전원별 CO2 배출량 (출처.국제원자력기구)
그림=발전원별 CO2 배출량 (출처:국제원자력기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CO2의 양으로 살펴봐도 원자력이 가장 친환경적임을 알 수 있다. 태양광의 경우는 전력 생산량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패널을 설치하기 위한 면적의 확보를 위해 엄청난 산지를 심지어 훼손시켜야한다. 원전 1기에 해당하는 1GW 전력을 생산할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려면 엄청난 땅이 필요해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산업통상자원부)는 여의도(면적 2.9㎢) 4.6개(13.2㎢)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원전은 1GW 설비 용량을 갖추는 데 필요한 부지는 0.6㎢이면 족하다. 그런데도 산업부는 "국내 태양광 보급 잠재량 113GW 중 산림은 14GW(12.8%)에 불과해 목표치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대안으로 수상 태양광 패널 설치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 역시 아직 그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태양광 패널이 장시간 태풍 등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면 금속 성분이 물에 녹아 수질오염을 초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패널에 낀 찌든 때는 대기 중에 있는 유해성분인 질산화물, 황산화물, 일산화탄소,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1급 발암물질들이 함께 엉겨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것을 청소하기 위해 강력한 세정제를 써야하는데 씻긴 찌든 때와 세정제가 함께 저수지로 들어갈 수 있어 수질오염이 심각해 질 위험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진짜 친환경 에너지가 어떤 것인가.

이러니 도대체 우리만 ‘역주행’ 하려는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자꾸 묻고 싶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원자력, 핵 전문가 유출 및 실종이 목표인가?

문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숨겨놓은 진심은 대체 무엇일까.

최근 국내 최고 대학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지원자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학교는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뽑은 뒤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데, 1학기 5명에 이어 이번 2학기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학교 외에 다른 대학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다.

그림  방사선의 다양한 활용처. (출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그림 방사선의 다양한 활용처. (출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 관련학과의 진로는 폭넓다. 크게 원자력 에너지 분야, 방사선 의료 분야, 반도체 우주 국방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플라스마 및 방사선 기술 응용 분야, 가속기와 하나로 중성자 연구시설 등 국가기술 및 산업기술 개발의 근간이 되는 대형 국가 연구 인프라 시설 분야 등을 교육·연구한다. 국가정보원에도 간다고 한다. 핵에 대해 아는 것이 있어야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지, 뭘 터뜨린 건지, 정보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전문가 이야기도 이해할 능력이 있어야 들을 수 있으므로 실제로 원자력학과 출신들이 국정원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물론이고 외교부, 청와대에 이르기까지. 원자력이란 게 산업적인 측면 외에도 국제정치 문제까지 있으므로 외교부에서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지원자가 사라진다면, 이러한 인재들은 더 이상 국내에서 길러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원자력학과 등 핵물리학 전공이 다 사라질 것이다. 당장의 핵기술과 원자력 에너지도 문제지만 미래의 핵 융합 및 수소 등 미래의 핵기술은 완전 포기되어 핵기술은 선진국에 지배당할 것이다. 이미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핵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우리나라를 떠나 일본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나가고 있다고 한다. 핵전문가 없는 대한민국 미래는 암울하다.

지원자마저 줄고 있는 지금, 탈원전이 가속화되어 공포에 의한 괴담만 양산하게 되면 핵보유국인 북한이 언제든지 우리를 강도 높게 협박하거나 공격해도, 우리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마지막 수단인 대응 핵전략마저 잃게 될 것임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게다가 앞서 보았듯 원전산업은 고부가 가치 산업이고, 중요한 고부가가치 일자리의 공급처이다. 재벌총수를 먼 타국까지 좇아가 일자리를 부탁하는 대통령은 원전산업의 전후방에서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10만 명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있음을 알고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고, 세계 원전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미래 산업으로서 가치도 높다. 원전의 독자적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일본·러시아·미국뿐이라 한다. 나아가 한국은 프랑스와 더불어 원전 무사고 운영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원자력 분야 연구·개발 추진 방향을 원자력 발전과 신규 원전 개발 중심이 아닌 원전 안전·해체 기술 활용 쪽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대학과 연구기관에서의 신규 원전 개발 연구는 사실상 ‘중단 상태’라고 한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원자력과 관련한 거의 모든 연구가 원전의 ‘안전 분야’에만 집중 지원되고 있고, 세계 원전 시장을 주도하던 ‘4세대 신형 원전 개발’ 연구는 정체된 상태”라 한다.

우리는 위험하다고 벌벌 떨면서 ‘팔겠다’ 하면 누가 살 것이며, 고급스런 일자리를 낳을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면 알은 누가 낳을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한 쪽에서 계속 엉터리 괴담을 퍼뜨린다 해도 한 쪽에선 계속 진실을 알려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하지 싶다. 고작 백 명 남짓의 학생들에나마 진실은 알려야 하는 것이 내 몫이다 싶어 멈출 수 없는 수업이었다.

조윤희(부산 금성고 교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