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가동률↓재고율↑···경기침체 들어간 상황"
반도체 18.7% 자동차 16.0% 1차 금속 7.7% 재고 증가
경기 좋은 반도체 제외, 타업종 재고 증가는 부정적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제조업 재고율이 올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기 악화로 제조업체가 만든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생산까지 줄어들면서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조업 재고율지수(2015년=100)는 108.7이다. 제조업 재고율지수는 올 1월 110.0에서 2월 111.0으로 상승했고 3월에는 113.9까지 올라갔다. 113.9는 외환위기 충격에 시달리던 1998년 9월 12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4월에는 113.4, 5월에는 108.7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제조업 재고율은 월말 재고(생산분 중 팔리지 않고 남은 것)를 월중 출하(생산분 중 시장에 내다 판 것)로 나눈 값이다. 재고율은 생산품이 팔리지 않고 쌓일 때 상승한다. 경기가 둔화하거나 침체 초입일 때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최근 제조업 재고율 증가는 가동률 하락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팔리지 않는 제품이 늘면서 생산까지 둔화하는 것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올해 1월 70.6%, 3월 70.3% 등 70% 초반까지 내려갔다.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해 5월에는 73.9%까지 올랐으나 상승세가 계속될지 미지수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재고율이 높아지는 것은 전체적인 경기 상황이 부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 국면에 이미 들어간 상황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보면 5월 기준으로 반도체 재고가 1년 전보다 18.7% 늘었고 자동차 16.0%, 1차 금속 7.7% 증가했다. 경기가 아직 좋은 반도체 외에 다른 업종 재고 증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자동차 제조업은 국산 차 경쟁력 약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반한(反韓) 감정이 고조된 데 따른 중국 내 판매 부진, 미국 수출 부진 등이 겹치면서 둔화하고 있다. 철강과 같은 1차 금속 제조업은 연관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 여파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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