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댓글 공감수 1131만개 추가 조작 확인"
휴대전화 필요없는 '킹크랩' 업데이트 버전 활용하기도
수사개시 이후 첫 기소…기존 사건과 재판병합 신청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 일당이 올해 초 인터넷 댓글 공감수를 1131만여회를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된 조작 댓글 공감 수(184만3천여회)보다 7배 가량 많은 수치이다.
 

허익범 특검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기자실에서 수사 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허 특검은 20일 브리핑에서 "이들은 올해 2월21일부터 3월21일까지 총 2196개 아이디와 킹크랩 프로그램을 이용해 총 1131만116회의 공감, 비공감 클릭신호를 보내 네이버의 통계 집계 시스템에 반영했고, 이를 업무방해 혐의로 봤다"며 "조작된 네이버 뉴스기사는 총 5533건, 댓글은 22만1729개"라고 설명했다.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활용해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댓글의 공감수를 조작하고, 댓글 상단에 노출시키도록 한 것이다. 특검은 이날 드루킹 김동원씨와 그가 만든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의 핵심 멤버 박모(필명 서유기)·우모(둘리)·양모(솔본아르타)씨를 추가 기소했다.

드루킹 일당은 이번 혐의와 관련해, 기존 사용하던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보다 업데이트된 '킹크랩 2'를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킹크랩이 명령어가 입력된 아마존 서버와 이를 실행하는 휴대전화로 구분됐다면, '킹크랩 2'의 경우 다수의 휴대전화를 쓸 필요 없이 해외 사이트 아마존 서버를 통하면 댓글 조작을 할 수 있는 신형 버전이었다고 특검은 밝혔다.

이들은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휴대전화 등 비용을 절감하고 나아가 네이버 포털사이트 어뷰징 단속 등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댓글 조작에 사용된 휴대전화는 300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킹크랩은 매크로, IP 변동, 사용자 정보 등 기능이 담긴 통합 프로그램으로 이들 일당이 댓글 조작 범행을 위해 자체 개발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이날 추가 기소한 사건의 재판은 드루킹 일당의 기존 댓글 조작 사건과 병합돼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드루킹 일당은 올 1월 537개의 인터넷 뉴스 기사의 댓글 1만6658개에 총 184만3048회 공감·비공감을 클릭하여 네이버 댓글 산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만 우선 적용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 사건은 오는 25일 선고될 예정이다.

특검이 이날 기소한 사건과 합쳐진다면 재판은 25일 선고가 나지 않고 당분간 계속된다. 박상융 특검보는 "재판부가 아마 25일 선고를 하지 않고 단독 재판부가 진행 중인 사건을 다시 합의부로 병합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아울러 지난 1월17일 이전 조작된 것으로 의심되는 댓글 약 8000만건에 대한 분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드루킹' 김모씨(49) 일당의 포털사이트 댓글 순위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이 21일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자금책 '서유기' 박모씨(30)를 소환했다. 전날 드루킹 일당을 추가기소한 특검팀은 서유기 박씨를 통해 댓글 공감 조작 시스템 '킹크랩'의 업데이트 버전 개발 이유와 김경수 경남지사의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호송차에서 내린 서유기 박씨는 "김 지사가 킹크랩을 시연할 때 같이 있었나", "2차 버전은 왜 개발했나" 등 물음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치권을 향했던 특검팀의 수사는 지난 19일 경공모 핵심인물로 꼽히는 도모 변호사(61·필명 '아보카')에 대한 특검팀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주춤한 상태다. 특검팀은 도 변호사가 지난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경공모 측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5000만원가량을 전달하는데 관여했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법원은 도 변호사에 대한 긴급체포의 적법성을 거론하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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