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 "167개 조사대상국 중 북한이 최악의 인권억압국가"
“北, 권력유지 위해 자국민 강제노역으로 내모는 억압적인 정권”

워크프리재단이 발표한 2018세계노예지수 보고서(화면 캡쳐)
워크프리재단이 발표한 2018세계노예지수 보고서(화면 캡쳐)

북한이 세계 최악의 '노예 국가'라는 국제인권단체의 발표가 나왔다. 북한정권은 주민 10명 중 1명을 정권의 이익을 위해 현대판 노예처럼 착취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Walk Free Foundation)은 19일(현지시간) ‘2018 세계노예지수(Global Slavery Index)’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2500만 인구 중 264만 명(인구 1000명 당 104명)이 강제노역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주민 약 10명 중 1명이 현대판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167개 조사 대상국 중 최악이었다.

북한과 함께 노예 비율이 높은 국가는 아프리카 에리트레아(93/1000), 부룬디(39.9/1000)였다. 워크프리재단은 세 나라 모두 국가 이익을 목적으로 정부 주도의 강제 노역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또 북한주민 100명 중 73명이 현대판 노예에 ‘취약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현대판 노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 대응’ 부문에서도 최하위 D등급을 받았다. 북한은 피해자 확인과 지원, 효과적인 사법제도 구축, 위험요인 해소, 구조개선 등 정부가 현대판 노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프리재단은 2013년 이래 한 나라의 ‘현대판 노예 지수’에 초점을 맞춘 ‘세계 노예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현대판 노예’는 기존의 노예제를 비롯해 인신매매, 강제노동, 강제결혼, 아동학대와 아동매매, 고리대금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피해자들이 위협, 폭력, 강압, 권력남용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런 상황을 거부하거나 떠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판 노예 제도를 유발하는 핵심요인은 권력유지를 위해 국민을 강제노역으로 내모는 억압적인 정권이다. 또한 법치와 사회질서를 무너뜨리는 지역분쟁과 최근에는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공급사슬 구조도 주요요인으로 꼽힌다.

워크프리재단은 지구상 가장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에 대한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 조사에서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아시아 센터(Leiden Asia Centre),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와 공동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50명을 심층조사해 북한의 열악한 환경의 농장, 광산, 건설현장 등에서 장시간 강제노역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현대판 노예들의 실상에 대한 증언을 수집했다. 그 결과 탈북자 50명 중 1명을 제외한 모두가 국제법이 규정하는 강제노동에 해당하는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보고서에서 현대 북한의 3가지 노예노동 종류도 명시했다. 첫째는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당국의 지속적인 강제 노역 동원이다. 북한당국은 농삿일과 도로건설, 공공건설 등에 어린이와 성인주민을 강제적으로 동원한다. 물론 급여는 지불하지 않는다. 둘째는 북한당국에 의한 북한주민들의 일반적인 강제 노동이다. 북한주민들은 자신의 노동의 대가로 배급 외에는 거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 북한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또는 직장에 나오지 않는 것 때문에 노동교화소에 붙잡혀가지 않기 위해 관리들에게 줄 뇌물을 마련하기 위해서 장마당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거나 장사를 한다. 셋째는 노동교화소 또는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일어나는 강제 노동이다.     

워크프리재단 설립자인 앤드루 포레스트는 “북한 정권의 핵, 미사일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북한의 가장 큰 비극은 인간성에 대한 잔혹한 억압으로 잃어버린 자유”라면서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가 북한과의 대화에서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 세계노예지수(Global Slavery Index)’에 따르면 세계 167개국 4030만여 명이 현대판 노예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천 명 당 1.2명, 한국은 1.9명이 현대판 노예로 나타났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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