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끼리, 조선의 오늘, 메아리 등 다수 선전매체 동원해 對南압박

지난 2016년 4월 중국 소재 북한식당을 탈출한 여종업원 12명.

북한 김정은 정권이 관영 선전매체들을 동원해 해외 북한식당 탈출 여종업원 12명 송환을 재차 종용하며 "우리 여성공민들의 송환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일정에 오른 북남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은 물론 북남관계에도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북한 정부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위원장 리선권) 산하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0일 "박근혜 패당에 의해 강제 유인납치된 우리 공민들에 대한 태도 문제는 남조선 당국(정부)의 북남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라며 이같이 8.15계기 이산가족 상봉 무산 협박을 가했다.

이 매체는 지난 10일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당시 보고관의 발언을 "'일부 북 여성종업원들을 직접 만나본 데 의하면 그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남조선에 오게 됐다, 만약 이들이 납치된것이 사실이라면 범죄로 간주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철저한 조사에 나서 사건관계자들을 찾아내여 처벌하며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종업원들의 의사를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지금껏 그 추악한 죄상이 폭로될가봐 우리  여성 종업원들을 국정원의 통제와 감시하에서 사회와 철저히 격리시키고 '귀순'이니, '정착'이니 하며 여론을 오도해온 역적패당의 반인륜적악행에 치솟는 격분을 금할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문제는 모략사건의 흑막이 여지없이 밝혀진 오늘날에 와서까지 막무가내로 부정하면서 과거 보수정권의 죄악을 싸고도는 통일부 장관 조명균을 비롯한 현 남조선 당국자들의 철면피한 처사"라고 통일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매체는 "남조선 당국은 박근혜 보수정권이 감행한 반인륜적범죄행위들에 대해 늦게나마 시인하고 사건진상에 대해 엄격히 조사하며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 "(자신을 북송하라는 주장을 반복하는) 김련희 여성을 비롯해 강제 억류하고있는 우리 녀성공민들을 공화국의 품으로 즉시 돌려보내는것으로써 판문점선언리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향후 남조선 당국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같은날 우리민족끼리뿐만 아니라 또 다른 선전매체들도 여종업원 북송을 종용하는 논평을 올려 압박에 가세하고 있다.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구태의연하게 '자유의사에 의한 탈북'이라는 판에 박은 주장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금후 남조선 당국의 입장과 태도를 예리하게 주시해 볼 것"이라고 했다.

'메아리' 역시 "말끝마다 과거 보수정권의 적폐를 청산한다고 떠들며 도처에 수술칼을 들이대고있는 남조선당국이 이 집단유인납치 사건에만은 왜 그처럼 손대는것을 꺼리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올바로 해결되지 못하면 현재 일정에 오른 북남사이의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은 물론 북남관계 전반에도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고 우리민족끼리와 같은 협박성 언급을 내놨다.

한편 조선노동당 일당 독재체제인 북한에는 '자유 언론'이 없어, 선전매체들의 주장이 곧 정권의 입장이라고 봐도 무방한 언론 환경이다. 이번 사례처럼 같은 논평이나 언급을 다수 선전매체가 공유하거나, 단일 주제에 대한 일방향 선전에 동원되는 게 '일상다반사'라고 할 수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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