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가로막혀 채권발행해 연명한 중국 기업들···자금줄 막히자 줄줄이 디폴트
중국 인민은행, 디폴트 확산 우려에 "돈 더 풀겠다"···부채 줄이겠다는 기조에서 선회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들은 19일 중국의 자금난을 지적하면서 지금껏 부채로 쌓아올린 중국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중국 채무자들의 110억 달러(약 12조원) 빚이 무너진다'라는 제목을 통해 중국의 최대 석탄·화학업체인 윈타임에너지(Wintime Energy Co)가 최근 5년간 네 배로 늘어난 빚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윈타임에너지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가장 큰 부채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달에 지방채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체납 규모는 114억 위안(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윈타임에너지는 15억 위안에 달하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총 99억 위안 규모의 다른 채권 13개도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면서 "윈타임에너지사의 모회사는 3월 말을 기점으로 자회사 지분 대부분을 대출을 위한 담보물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선 "중국의 채권시장이 12조 달러 규모로 전 세계에서 3번째로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며, 중국 정부가 기업들에게 국영은행으로부터의 의존도를 낮추고 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라고 장려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어 "지방의 채권구매자들은 (기업에 대한) 신용 조사 경험이 거의 없으며, 중국이 2014년 채무 불이행을 허용하기 전까지는 실사에 대한 필요성도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윈타임에너지는 지난해 100억 위안 이상의 채권을 발행했지만 36억 위안 어치의 채권만이 팔린 상황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이날 '중국에서 무역전쟁보다 더 큰 걱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당국의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핀테크 업체에 대한 엄중 단속이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투자자들을 겁먹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중국 금융당국은 금융선진화를 위해 비은행권 대출업체와 핀테크 업체와 같은 '그림자 금융'(비제도권 금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자금난을 가중하고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에선 이미 이자율이 상승하고 이익이 줄어들면서 중국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채무상환 연장이나 재대출이 힘들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금난을 겪는 중국 기업들이 사채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지난 1월 최고경영자(CEO)인 저우젠찬이 자살한 저장진둔 그룹의 경우 자산이 11억 위안에 불과했지만, 총부채는 98억 위안에 달했다. 이 중 3분의 1은 사채업자나 개인 대출자로부터 조달한 것이었으며, 한 사채업자에게서 빌린 채무의 이자율은 연 120% 이상에 달하기도 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의 총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40% 수준에서 지난해 GDP의 257%까지 팽창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신규 부채의 40%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중국은 채무불이행 규모가 올 상반기에 작년 연간의 80%에 육박했으며 이는 대부분 민간 부문에서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공모채권은 165억 위안(약 2조7500억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덧붙여 중국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6.1%로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소매판매 역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중국 당국은 과잉 부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징'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최근 미중무역 전쟁의 심화와 더불어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서 또다시 돈을 주입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은행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해 7000억 위안(약 117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19일엔 창구지도 형식으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FL)로 투입된 자금을 활용해 대출 및 회사채 투자를 확대하라고 시중은행에 지시했다. 특히 인민은행은 신용 등급이 'AA+' 이하인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에도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전역에서 디폴트가 확산되자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들에게도 유동성을 공급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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