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팩트 체크]최저임금 29% 과도한 인상?…노태우 정부 5년간 117% 올라”
최저임금 적용대상, 경제성장률, 1인당국민소득, 물가상승률 등 배제된 채 단순비교
네티즌 '황당'...'팩트체크'라고 하기에는 국민여론 오도하는 부작용 우려되기도

서울신문은 17일 팩트체크라는 코너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이 전 정권과 비교해 큰 변동폭이 아니며, 최저임금 탓만 하는 ‘기·승·전·최저임금’식 일방적 주장은 잘못됐다‘는 요지의 보도를 내놓았다. 그러나 해당보도가 예로 든 노태우정권과 현 정부 간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단순 비교하기에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같은 보도는 팩트체크를 앞세웠지만 실상, 의도된 방향을 확대 부각하여 국민여론을 오도하는 선동이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이날 “[팩트 체크] 최저임금 29% 과도한 인상?… 노태우 정부 5년간 117% 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부별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살펴보면 노태우 정부였던 시기의 연평균 인상률은 13.8%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태우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은 462.5원(1988년)에서 1005원(1993년)으로 117.3% 정도 올랐다”며 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과 관련해 높다고만 주장을 펼치는 것은 과거 사례에 빗대어 그렇게 옳다고 볼 수 없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이와 비교해보면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최근 2년간 평균 13.65%의 인상률을 보였다. 2019년도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결론지으며 전년대비 10.9% 인상했으며, 2018년도 최저임금 또한 전년 대비 16.4% 인상한 7,530원(2016년 최저임금 6,470원)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비교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비호하는데 집중했다고 보일 정도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문보도는 당시 글로벌 경제상황이나, 각국 경제성장률, 생산성, 1인당 GDP, 국민총소득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인상률로만 단순 비교한다.

노태우 정부 당시 세계은행이 세계 207개국을 대상으로 인구, 경제, 환경등 3가지 지표를 비교한 94년판 "세계은행 도감"에 따르면, 지난 1985년부터 1992년까지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8.5%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당시 1인당 국민소득 수치 또한 1988년 4,460$, 1989년 5,310$, 1990년 6,360$, 1991년 7,440$, 1992년 8,170$로 고속 성장을 이루던 시점이다.

이와 달리 최근 고도화된 사회에서 1인당 국민소득 성장률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국민총소득은 2013년 25,760$, 2014년 26,800$, 2015년 27,250$, 2016년 27,690$, 2017년 28,380$로 2% 중반대의 성장을 하고 있다.

두 기간 동안 GDP 경제성장률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1988년부터 1992년 GDP 성장률은 평균 9.05%에 이른다. 반면, 최근 5년의 성장률은 2% 후반대인 차이가 있다.
 

World Bank 자료 참고
World Bank 자료 참고

국민총소득 및 경제성장률 부분들 뿐만 아니라 이외에도 물가 상승률, 구매력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해당 기사와 관련해 "과거에 최저임금이 매우 낮았고, 경제성장은 지금의 네배가 넘었고, 물가상승률도 몇배에, 일반 임금도 그렇게 오르던 시절과 단순비교한 것이 팩트란다"라며 냉소했다. 또한 '왜 노태우 시절과 과거 두 자리 인상은 사회적 문제가 안되었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는 "최저임금 적용대상을 보면 2019년에는 50%가 최저임금 적용대상이 된다. 이게 무슨 최저임금인가 평균임금이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 노태우 시절에 적용 대상자가 0.x% 일때야 무슨 문제가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도 이러한 내용들이 간과된 채 단순 임금성장률만 비교한 것과 관련해 해당 기자가 현 정부의 정책을 무리하게 두둔하고 나섰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네이버포털 댓글 중 해당 기사는 “지금이 노태우 때 경제성장률에 미치나?”라는 댓글이 가장 높은 공감수(공감4032/비공감197, 17일 13시 30분 기준)를 얻었으며 “그 시절에는 적금 이자만 20퍼센트였다”라는 댓글도 상위권(공감 2460개/비공감66개)에 올랐다. 이외에도 “노태우 정부까지 끌어들일 줄은 몰랐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29%나 올랐는데, 과연 이 기간 동안 매출이 29% 이상 늘어난 소상공인 업체가 얼마나 되는가?”, “물가실제 지급주체인 영세업자들의 지급능력을 일절 고려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업무 난이도와 수준, 지역별 격차에 상관없이 임금이 일률적으로 오르며 발생하는 문제점들”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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