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의 초반 돌풍이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그나마 희망의 불빛이 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28일 SSG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함으로써 4연승을 질주했다. 한화의 이같은 초반 기세는 충청도 사람들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투수 류현진을 거액에 복귀시키는가 하면 FA 시장에서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안치홍 선수를 영입하는 등 팀 전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최근 10년간 한화이글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만년 꼴찌팀’이었다. 그래도 충청지역의 한화이글스 팬들은 매 경기마다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왔다. 한화이글스 팬들의 이같은 모습을 두고 야구계 안팎에서는 일희일비, 희노애락을 표현하지 않는다며 ‘보살’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올 시즌 한화의 이같은 돌풍이 가장 반가운 것은 국민의힘, 특히 충청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이다. 한화이글스의 호성적이 여당 지지율까지 견인하는 요인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충청지역에는 대전 7, 세종시 2, 충남 11,충북 8 등 모두 29석이 걸려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모두 국민의힘은 충청지역에서 민주당을 압도했다.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대전(49.55%)과 세종(44.14%)에서는 박빙우세 및 열세를 보였지만, 충남(51.08%, 이재명 후보 44.96%)과 충북(50.67%, 이재명 후보 45.12%)에서는 여유있게 이재명 후보를 앞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을 충남이라고 내세운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이루어진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충청지역의 정당 지지도는 전체적으로, 꾸준히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충청지역의 이같은 강세를 바탕으로 그동안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여온 주 요인인 <호남+충청 유권자연합>까지 완화 내지 와해되기를 바라고 있다.

<호남+충청 유권자연합>이 생겨난 것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김종필 두 사람이 힘을 합친 ‘DJP연합’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충청도를 기반으로 한 정당이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수도권의 충청출신 유권자 대부분이 민주당 지지성향으로 바뀌었다.

수도권에서 <충청+호남 유권자연합>의 위력은 경기 서남부 민주당 강세지역은 충청+호남 출신 유권자 비율이 60%를 훌쩍 넘어서고 서울에서도 대부분 50%를 넘어서는 것에서 알 수 있다.

17,18대 총선때 경기도 부천에서 당선된 차명진 전 의원은 19,20,21대 총선에서는 연거푸 낙선했는데, 여러차례 <충청+호남 유권자연합>을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선거구도상의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

이에따라 역대 대선 및 총선에서 충청권의 선거 결과는 수도권과 거의 연동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물론 충청도의 이같은 민심 변화가 수도권에 곧바로 연결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유지돼온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본적투표 성향’을 감안하면, <호남+충청유권자연합>의 균열은 이번 총선의 가장 큰 변수가 아닐 수 없다.

한화이글스의 초반돌풍과 반대로 부산과 울산을 연고로 둔 롯데자이언츠는 개막이후 4전4패,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부산 시민들에게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성적은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부산지역의 선거기류에 이상이 생긴 국민의힘으로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고민고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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