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실관계 확인 중"
정재호 주중국 대사가 부하 직원에게 갑질 신고를 당해 외교부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2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베이징 주중 대사관에 근무하는 한 주재관은 이달 초 정 대사를 갑질 행위로 외교부에 신고했다. 해당 주재관은 정 대사가 자신의 업무실에서 대화하거나 여러 명과 회의를 하는 공개적인 자리 등에서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것들을 녹음해 외교부에 제출했다.
외교부는 관련 신고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중국 대사관 관련 제보가 있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 "우리 부처는 직원의 갑질 등 비위행위 발생 시 공정한 조사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의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욕설·폭언·폭행과 외모·신체 비하 발언, 불필요한 신체접촉 등 모욕적 언행을 행하는 것을 갑질로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감찰담당관실 내에 '갑질 피해 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며 갑질 상담·신고 접수 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필요시 수사 의뢰 등을 하게 돼 있다. 갑질 신고를 받은 전담 직원은 그 사실을 조사해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해야 한다.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충암고 동기 동창으로 함께 서울대를 졸업했다. 2022년 8월 중국대사로 부임하기 전까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 25년간 재직했다.
정 대사는 부임 직후인 2022년 9월 베이징특파원단과 첫 기자간담회를 연 이후 1년 6개월째 월례 브리핑 현장에서 기자단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있다. 당시 간담회에서 한 매체가 대중 외교와 무관한 정 대사의 태도와 일부 문제 발언을 보도하자 '보도 약속'을 어겼다며 이같이 조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모든 답변은 사전에 이메일로 접수된 내용에 한해서만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상화 요구에 대해서도 정 대사 측은 '엠바고 파기 재발 방지 대책 없이는 논의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