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테스트 결과…"금융권 전체로는 충분히 감내"
정부 PF 시장 안정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 추진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이 크게 확산할 경우 저축은행 등 일부 비은행금융기관 자본 비율이 상당폭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고위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비중이 높은 비은행권의 경우 PF 부실 증대 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하락 및 충당금 적립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근 PF 사업장 관련 리스크는 다소 증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기관의 PF 대출 잔액 증가세가 정체됐지만, 연체율 상승세는 지속되면서다. 특히 저축은행은 PF 대출과 연체액 비율이 모두 다른 업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은은 ▲ 고위험 PF 사업장의 익스포저 전체가 부실화하는 경우(시나리오 1) ▲ 고위험 PF 사업장 시공사의 부실이 다른 사업장으로까지 전이되는 경우(시나리오 2) 등 두 가지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14.1%였던 저축은행 자본 비율은 시나리오 1에서 12.6%, 시나리오 2에서 11.4%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조건에서 은행(16.6%→16.6%→16.4%)은 물론, 보험사(224.1%→223.0%→221.0%), 증권사(740.9%→727.0%→717.1%), 여전사(18.4%→17.7%→16.8%) 등보다 하락 폭이 컸다.

한은은 PF 채무 보증 규모가 과도한 일부 건설사들이 유동성 악화로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저축은행 PF 사태 때도 PF 사업장 부실과 다수 건설사의 구조조정이 병행되면서 건설투자가 2010~2012년 평균 -3.3%의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건설사들의 이자지급능력, 유동성, 안정성 등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취약기업 비중이 다소 상승했으며, PF 채무 보증 등 우발부채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게 한은 진단이다.

다만, 한은은 건설사의 구조조정 제도가 보완된 데다 정책당국과 대주단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어 건설사의 부실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대해서도 "금융권 전체로는 사업장을 둘러싼 리스크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총평했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기자설명회에서 "PF 연체율이 과거 위기 때보다 굉장히 낮고, 금융기관도 충분한 유동성과 손실 흡수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부도 PF 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PF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없다"며 "경계심을 갖고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2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정 우려로 4월 위기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부동산 PF 문제에 대해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소위 '4월 위기설'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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