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의 ‘민생파탄’ 공세에 ‘쩔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 집중하고 있는 이번 총선 슬로건은 ‘윤석열 정부 여당의 민생파탄 심판’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아직도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조선사, 방산기업 수출이 선방하지만, 수출품목 1위인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은 적자에서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았다. 수출 효자품목 석유화학도 마찬가지다.

경기 파급효과 및 체감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설경기도 주택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침체에 허덕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인상은 코로나19로 고객이 줄어든 골목상권 등 자영업자들에게 제품 가격 인상까지 강요하는 ‘이중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한복판에서 치러진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의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무려 180석을 얻었다. 1948년 건국 이래 단일 정당이 총선에서 얻은 최다 의석이다.

문재인 정권은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같은 이름이 붙여진 수십조원의 돈을 풀어서 21대 총선을 돌파했다. 지난 대선때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지사로서 이같은 ‘현금살포’의 중심에 있었다.

윤석열 정부는 국가재정 위기를 이유로 문재인 정권과 같은 현금 나눠주기를 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은 아무리 기름값, 가스값이 올라도 자신들이 욕을 먹지 않으려고 전기값을 묶어 두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결국 국민부담, 세금으로 돌아올 한전의 파산을 막기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버스, 전철, 택시요금도 마찬가지다.

선거에서 그 어떤 정치적 쟁점보다 잘 먹히는 이슈가 민생문제다. 선거전문가들은 1992년 미국 대선때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썼다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구호를 흔히 이야기하지만, 6·25전쟁이 끝난 뒤 불과 3년뒤인 1956년 대한민국 대선에서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 ‘검사독재 심판’을 주로 이야기 하다가 최근들어 민생파탄을 주장하는 것은 영리한 선거전략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의 민생파탄 주장에는 사과와 대파라는 과일과 채소가 등장했다.

민주당은 사과 1개 가격이 1만원이 넘고, 몇 개 담지도 않은 대파 1봉지도 1만원이 넘는다면서 정부 여당의 경제정책 무능, 민생파탄을 선동한다.

자연의 섭리, 특히 일조량에 좌우되는 농산물은 가격변동이 극심하다. 사과는 지난 여름 폭염과 폭우로 생산량이 줄었고, 대파값 폭등 또한 주 생산지인 전남 진도에 유례없는 폭설이 내린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쌀이 귀하다고 밀가루가 완전한 대체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과나 대파는 대체제가 많다. 사과값이 비싸면 참외나 딸기를 사먹거나 외국에서 수입하는 바나나 파인애플 같은 과일이 대체제가 된다. 대파와 쪽파, 양파는 다른 채소지만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무엇보다 농산물 가격은 매우 일시적 현상이다.

최근 정부는 과거와 같이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값이 폭등하면, 둘러 중국산 배추를 수입했던 것과 같은 기민한 대응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농산물 가격이 오를 때 마다 중국산을 수입하는데 따른 국내 농민들의 반발도 큰 이유다.

민주당의 민생파탄 주장, ‘사과 대파 프레임’ 보다 더 나쁜 것은 MBC 같은 친야당 언론매체들의 선동이다. 마트를 찾아 사과와 대파를 들고 공세를 취하는 이재명 대표의 ‘선거유세’를 정치행동이 아닌 마치 고발 프로그램처럼 보도하고 있다.

실제 MBC는 지난 20일 <뉴스데스크>에서 “민생점검 날 대폭 할인? 때아닌 ‘대파 논쟁’”이라는 보도를 통해 “3일 전만 해도 3배 이상 높은 2760원이었는데 이틀 전부터 1000원에 팔더니, 대통령이 방문한 당일에는 추가 할인행사까지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농산물 물가 폭등 대책을 논의하는 민생점검회의에 앞서 ‘정부 행정 성과’만 강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보도 이틀전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마트를 방문, 대파 봉지를 들고 “대파 한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말한 것을 대놓고 직격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사과 대파 프레임’에 적절한 대응은커녕,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하다. 여기에 경기도 수원정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는 25일 한 언론사의 유투브 프로그렘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875원은 한단이 아니라 한 뿌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해 새로운 파문을 일으켰다.

선거판이 이렇게 돌아가자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검찰독재 청산 공세에 맞서 운동권정치 청산을 내세웠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참신한 이미지와 연결돼 운동권 청산론은 각광을 받는 듯 했다.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의 비대위 및 지역구 공천에 운동권 출신 인사들과 민주당의 공천탈락자들까지 대거 포함되면서 그런 대립각은 사라지고, 민생공세에 휘말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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