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고 (인하)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
연준 올해 3회 금리인하 전망 유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20일(현지 시간) 여전히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은 안도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9∼20일(현지 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여전히 한국(3.50%)보다는 2.00%p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 "우리는 지난 2개월(1∼2월)간 울퉁불퉁(bumpy)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표를 봤다. 앞으로도 울퉁불퉁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1∼2월 물가 지표가 2% 물가 목표 달성의 자신감에 힘을 보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통화정책 사례는 금리를 섣불리 내렸다가 다시 올리지 않으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가르쳐준다"라고도 했다.

이날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는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작년 말 발표 당시와 같은 4.6%로 제시됐다. 현재 금리 수준(5.25∼5.50%)을 고려할 때 연내 0.25%포인트(p)씩 세 차례 정도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유지된 셈이다.

반면 내년 말 전망치의 경우 오히려 3.6%에서 3.9%로 0.3%p 상향됨으로써 연준은‘ 연내 금리를 낮추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이후 인하 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 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시장은 안도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3회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하자 세계 증시는 동반 상승했으며 미국 주식시장의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3% 오른 39,512.1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9% 오른 5,224.62에, 나스닥지수는 1.25% 상승한 16,369.4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같은 날 각각 종가 기준 사상 최고로 마감한 것은 2021년 11월 8일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리인하 전망에 국채 수익률도 단기물 중심으로 하락했다. 2년물은 7.9bp(1bp=0.01%포인트) 하락한 4.61%를 기록했으며 10년물도 1.5bp 내린 4.28%였다.

달러화는 FOMC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화 인덱스는 0.43% 하락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는 151.29로 0.3% 하락하면서 이날 초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한 후 기록한 4개월 만의 최저치 151.82에서 낙폭을 줄였다. 유로화도 달러화 대비 0.51% 상승한 1.92달러로 마감했다.

신흥시장인 브라질의 헤알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도 달러화 대비 각각 1% 상승했다.

또 MSCI 개발도상국 지수와 통화도 FOMC 결정 이후 장중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등 신흥국 자산들도 상승 랠리를 펼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금값도 금리인하 기대에 상승,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천200달러를 돌파했다. 현물 금값은 한때 1.6% 상승한 2천220.89달러까지 상승한 뒤 시드니 시간으로 오전 9시28분 현재 온스당 2천208.32달러에 거래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아이린 둔켈 미 주식 담당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이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한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다"면서 "연준의 계획이 최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들로 인해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괜찮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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