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 대학에서 역사학 전공한 아버지와 동문 돼

일본 천황 부부의 무남독녀 아이코(愛子) 내친왕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새 커리어를 시작한다. 아이코 내친왕은 내달부터 일본적십자사에서 촉탁 직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지난 2001년 12월1일 금상(今上) 천황인 나루히토(德仁) 당시 황태자와 마사코 황태자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코 내친왕은 2020년 4월 가쿠슈인(學習院)대학 일어일문과로 진학했다. 가쿠슈인대학은 메이지(明治) 천황의 아버지 고메이(孝明) 천황에 의해 일본 황족과 귀족들을 위한 일관제(一貫制) 관립 학교로 1847년 설립된 학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사립(私立)으로 전환됐다.

아이코 내친왕. [사진=로이터]
아이코 내친왕. [사진=로이터]

아이코 내친왕은 20일 도쿄 도시마(豊島)구 소재 가쿠슈인대학 캠퍼스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응했다.

“대학 생활을 회고할 적에 그 감상은 어떠한가?”하는 기자의 질문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첫 3년간은 온라인 수업으로, 마지막 1년은 캠퍼스에 통학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었고, 4년을 충실히 보낼 수 있었다”며 “훌륭하신 선생님들, 그리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기뻤고, 또한 감사히 여기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한 궁내청(宮內廳) 기자단의 서면 질의응답에서는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와 그 이후 전환기를 경험하면서 이전에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즐겁게 재회했고, 대학 입학 후 새롭게 사귄 친구들과 교류도 시작됐으며, 학생이라는 틀을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수업에 임한다거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고, 학내(學內)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면서, 제게 있어서는 잊을 수 없는 평생의 추억거리가 됐다”고 답했다.

향후 대학원 진학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다음달부터 일본적십자사에서 촉탁 직원으로 근무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황족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 하면서 사회인으로서 자각과 책임을 갖고 조금이라도 공헌할 수 있도록 공무와 일 모두 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아이코 내친왕은 일본 중세 여류 문학가인 쇼쿠시(式子) 내친왕의 와카(和歌)를 테마로 학부(學部) 졸업 논문을 작성했다고 한다. 아이코 내친왕의 졸업 논문 지도 교수인 나카노 다카후미(中野貴文) 교수는 아이코 내친왕의 졸업에 즈음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코 내친왕과) 함께 문학을 읽으며 계속해 토의할 수 있었던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아이코 내친왕이 가쿠슈인대학으로부터 학위증을 수여받음에 따라 아버지와 동문 사이가 됐다. 가쿠슈인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아버지 금상 천황은 지난 1982년 동(同) 대학을 졸업했다.

한편, 일본의 현행 황실전범(皇室典範)은 제1조에서 황위는 황통(皇統)에 속하는 남자만이 이를 계승한다고 정하고 있어 아이코 내친왕은 현재 황위 계승권이 없는 상태다.

현재 황위 계승권 1순위자는 금상 천황의 남동생인 후미히토(文仁) 황사이고 2순위자는 후미히토의 장남 히사히토(悠仁) 친왕이다.

박순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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