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조만간 자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 외압 행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출국 논란이 있었다. 

대통령실과 여권 관계자들은 이날 언론에 "이 대사가 조만간 국내에 외교안보 관련 회의 일정이 있어 들어올 것"이라고 전했다. 외견상으론 마침 국내에 관련 업무가 있어 귀국 일정이 잡혔다는 설명이다.

그간 대통령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공수처의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는 대통령실과 이 대사 입장에 동조했었다.

그러나 4.10 총선을 목전에 두고 서울경기 수도권 선거에서 이 대사와 황 수석 논란이 대형 악재로 급부상하자 여권에선 두 사람에 대한 대통령실의 조속한 정리를 촉구하기 시작했다. 한 비대위원장도 지난 주말부터 공개적으로 대통령실을 공개 압박했다.

결국 대통령실은 공수처 소환 여부에 관계없이 일단 이 대사를 조기 귀국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 대사는 귀국하는 대로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사는 전날에도 "언제든 출석해 조사에 응하고 적극 협조하겠다"며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 촉구서를 제출했다.

경기 권역 선대위원장인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심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면서 "황 수석 사의를 받아준 것은 정말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사에 대해선 "본인으로서는 안타깝지만, 나라를 위해서는 자진 사퇴하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속된 말로 공수처에서 계속 안 부르고 질질 끌면 민심은 악화할 텐데 언제까지 계속 기다릴 것인가. 이 대사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 요구했다.

안철수(경기 성남분당갑) 공동선대위원장, 나경원(서울 동작을) 공동선대위원장 등도 이 대사 사퇴 등으로 논란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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