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교수 비대위원장 
"국민 크나큰 분노 느낄 수 있어
…그간 미흡했던 소통 할 것"
"교수 사직서는 인생 모든것 건 마지막 카드
…3월에 사태 해결돼야"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민 여러분. 저희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습니다. 저는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하고자 합니다."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18일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국 의대 교수들은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보호하고 정부의 '2천명' 의대 증원에 반대하기 위해 오는 25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방 위원장은 이를 발표하면서 "환자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방 위;원장은 "특히 교수 집단도 정말 잘못했다"면서 "의대 인원을 늘리는 데 저희가 설득을 하면 국민이 지지해주실 거로 알았는데 아니었다"면서 "저희의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돌아보지 못해 정말 잘못했다"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그간 의사들은 왜곡된 의료 환경에도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는 한국 의료를 위해 우리 의사들이 희생한 부분만을 생각했지, 환자들이 이러한 왜곡된 의료 환경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소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방 위원장은 "매일 신문, 유튜브 댓글 등에서 국민의 크나큰 분노를 느낄 수 있었고 자괴감도 느꼈다"며 "그러나 답을 얻었다.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직한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다"면서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넘어간 점,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정부와 의사협회가 대화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전공의들이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몰랐다"면서 "그만큼 전공의들이 가슴에 상처가 많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안 돌아온다는 것은 미래 필수 의료 인력의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2020년 총파업 이후 4년간 전공의들이 생각하기에 필수의료가 나아진 게 거의 없었다. 전공의들의 상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인생의 모든 걸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건데 오죽하면 그러겠나"라면서 "이 사태를 3월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부터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의료는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국을 막기 위해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쓰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의료계가) 양보를 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전공의들도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으로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협의체 마련이 쉽게 진행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간과한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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