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인콘텐츠협회가 주최한 성인엑스포의 모습. [사진=페이스북]
한국성인콘텐츠협회가 주최한 성인엑스포의 모습. [사진=페이스북]

 

한국성인콘텐츠협회의 주최로 다음달 경기도 수원에서 열릴 예정인 성인엑스포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성 착취"라고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다.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이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이 행사가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수원여성의전화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와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12일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여성의 신체와 성적인 행위를 성 상품화하는 성인엑스포 '2024 KXF The Fashion'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문에서 "이 행사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성의 신체를 '놀이'로 소비하고 있기에 심각한 성폭력"이라고 밝혔다.

또 "남성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성매매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문화를 조장하는 공간, 여성을 성 착취하는 장에 불과하다"면서 "여성의 성을 착취하고 상품화하는 행사 개최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12일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열린 여성단체들의 시위. [사진=연합뉴스]
12일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열린 여성단체들의 시위. [사진=연합뉴스]

 

반면 주최 측은 한국이 지나치게 성인물을 통제하고 있으며,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인 성욕을 억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오히려 '성인=불법'과 같은 편견 때문에 성인문화는 더 숨고 건전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미국 과학전문지 '더 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성인 콘텐츠 이용이 증가할수록 성범죄는 오히려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에서도 성인들이 성인문화를 자유롭게 즐기고 건전하고 올바르게 공유할 방법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인식 또한 바뀔 것"이라 밝혔다.

온라인상의 반응 또한 대체로 여성단체 측의 주장에 부정적이다.

"본인들이 패션쇼를 하고 싶어서 돈 받는게 착취냐" "군대처럼 강제로 끌고가서 돈도 제대로 안 주는게 착취다" "남성의 성욕 통제를 통한 남성통제를 하려는 페미니즘의 숙원이 보인다" "누구의 성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자의로 먼 데까지 와서 돈 받고 하는 일본 여성들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수원 토박이로 태어나서 수원에서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는 내 인생에서 이렇게까지 고향이 자랑스러운 적이 없었다" "저게 왜 여성에 대한 폭력이냐. 일자리 잃게 하는 저 시위가 여성폭력 아니냐" 등의 반응이 포착됐다.

이번 행사는 다음 달 20일부터 이틀 간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인 수원메쎄에서 열린다. 지난해 12월 광명시에서 처음 열린 후 개최되는 두 번째 행사로, 입장객은 성인 인증을 한 후 입장료를 내고 행사에 참여한다. 일본 성인비디오 배우들이 사인을 해 주거나 함께 사진을 찍는 등의 방식으로 란제리 패션쇼를 관람하게 된다.

성인엑스포 포스터. [사진=페이스북]
성인엑스포 포스터. [사진=페이스북]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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