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천주교계 매체들 보도...1995년 로마 라테라노대학에서 교회법 박사호 취득

이경상 신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왼쪽)의 문장(오른쪽).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이경상 신임 서울대교구 보좌주교(왼쪽)의 문장(오른쪽).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auxiliary bishop)로 새로이 임명된 이경상 신부(개포동성당 주임)의 사목 표어와 문장(紋章)이 확정됐다고 12일 국내 천주교계 언론들이 전했다. 이 주교의 문장은 전통적 형식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교황청은 지난달 24일 이 신부를 서울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동(同) 대교구에서 새 주교가 나온 것은 지난 2017년 구요비 주교 이래 약 7년만이다. 보좌주교는 교구장 주교의 사목 활동을 보좌하는 주교로써 교구장 궐위 시 교구장 승계권을 갖는 ‘부주교’와 구별된다.

이날 천주교 기관지 가톨릭평화신문 등은 신임 주교의 사목 표어와 문장이 확정됐다과 전했다. 이 주교의 사목 표어는 ‘예수님 마음으로 살기’(Vivere in corde Iesu)로, 이 주교가 평소 강조해 온 예수 성심(聖心) 신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이 주교의 문장도 발표됐다. 방패 모양의 테두리 안에 나무 십자가가 들어서 있고, 상단에는 ‘주 예수님, 저희 마음을 주님 마음과 같게 하소서’(Fac cor nostrum secundum cor tuum Domine, Iesu)라는 문장(文章)이 들어갔다.

이 주교의 문장은 천주교 주교들의 전통적 문장 형식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천주교 주교들은 전통적으로 주교의 사목권(司牧權)을 상징하는 초록색 갈레로와 3단(段) 술, 그리고 주교장(主敎丈) 십자가와 방패, 사목 표어가 적힌 리본 등으로 구성돼 왔다. 방패 안은 해당 주교의 평소 철학이 담긴 여러 상징들로 채워진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문장. 김 추기경의 문장은 추기경을 상징하는 붉은 갈레로와 5단(段) 술 등으로 구성됐다. [출처=서울대교구]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문장. 김 추기경의 문장은 추기경을 상징하는 붉은 갈레로와 5단(段) 술 등으로 구성됐다. [출처=서울대교구]

이 주교의 문장에서는 갈레로와 주교장 등이 모두 제거됐는데, 평소 ‘성직주의’를 배격해 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철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주교는 1988년 탁덕품(鐸德品)을 받고 로마 소재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유학, 1995년 교회법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교구 교회법원장을 맡아 교구 내 법무 행정을 관장해 오고 있다.

이 주교 서품 미사는 내달 11일 오후 2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박순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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