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폼페이오, 김정은도 못만나" MSNBC "金 감자와 미팅이 더 중요했다"
美의회도 "北 CVID 무관심, 비핵화 동의 않고 제재완화 받으려는 듯" 회의론
폼페이오 "'北 핵보유 안전보장 아닌 위협'이라는 점 金도 '이해한다' 했다"
"수십년 걸친 도전을 몇시간 동안 해결될거란 생각은 터무니없어" 항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7월7일 북한 평양 영빈관에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담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세번째 방북 이틀차인 지난 7월7일 북한 평양 영빈관에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담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세번째 방북에 대해 백악관이 '최악의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CNN은 지난 10일(미 현지시간) '북한 김정은이 폼페이오를 모욕했다'는 제목의 보도에서 협상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가 이번에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했던 협상에 대한 백악관 내 분위기는 '최악으로 진행됐다(as badly as it could have gone)'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화를) 진전시키는 데 진지하지 않았고 미적댔다"며 "폼페이오는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했지만 만나지도 못했고, 이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좋지 않은 징조"라고 했다.

김정은이 백두산 인근 감자 농장을 찾는 등 현지 지도를 했다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대해 미 MSNBC는 "김정은이 폼페이오 대신 감자를 택했다"면서 "폼페이오가 김정은을 만나지 못한 것은 김정은이 감자와 중요한 미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조롱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의 현지 지도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기간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의회는 북한이 협상 지연 작전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공화당 의원은 10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며 "외교를 포기해선 안 되지만, 그저 기다려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 의원도 "북한은 실질적인 (비핵화) 동의 없이 제재 완화를 받으려는 것 같다"고 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찔끔찔끔 양보하면서 아주 비싼 가격을 매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수행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가 한번에 해결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미국 정가에서 회의론이 제기되는 정황 자체는 부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으로 하여금 그들이 오늘날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그들에게 안전 보장책이 아닌 위협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전략적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은 수십 년에 걸친 도전"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또한 "우리는 그 나라(북한) 전체가 그들이 전략적으로 잘못해 왔다는 걸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며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걸 이해한다'고 말했다. 나는 거기(6.12 싱가포르 회담 현장)에 있었고 그걸 봤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아프가니스탄 방문에서도 "북한은 수십 년간 그 주민들에게 핵무기가 없다면 그 나라는 서방 세계, 미국, 그 외 다른 나라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위험에 처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 "몇시간 동안에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는 건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많은 것들에 대해 비난받아왔지만 이에 대해서는 아니다"며 '빈손 방북' 회의론을 강력히 부인했다. 

미국이 미북관계 변화와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체제 보장 등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김정은이 비핵화할 준비를 해왔다는 점을 자신은 분명히 해왔다며, "우리는 김정은이 그 약속에 대해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서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고도 언급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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