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가 아주대 의대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교육부에 의대 정원을 큰 폭으로 증원해달라고 요청해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9일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대 교수협 비대위) 등에 따르면 아주대는 지난 4일 교육부에 의대 입학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104명' 늘어난 144명으로 증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의대 전체 교수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여 응답자 301명의 답변을 받았다. 학교 시설과 커리큘럼 등 제반여건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늘릴 수 있는 신입생 정원은 최대 60명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2025년까지 추가로 수용 가능한 인원은 '20명' 이내라는 것이다.

의대 교수들이 이같은 설문 결과를 최기주 총장에게 전하고 지난 4일 진행된 교육부 수요조사에 이를 반영할 것을 의료원장을 통해 요구했지만, 대학 측은 교육부에 84명이나 많은 인원을 희망 정원으로 제출했다.

의대 교수들은 대학이 계획 중인 첨단의학 연구관이 마련되는 2028년부터 현재보다 40명 늘어난 80명까지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당장 내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144명으로 증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지난 8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의 외침'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현 입학 정원의 3배가 넘는 정원을 신청한 총장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교육의 직접적인 책임자인 의대 교수에게 증원 가능한 적정 규모를 물어보는 과정은 없었다"며 반발했다.

아주대 의대 재학생들도  비상시국대응위원회(이하 재학생 비대위)를 결성해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상태이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SNS 계정에 올린 '수업 거부, 동맹 휴학 기간 동아리 활동 안내문'을 통해 수업 거부는 물론 동아리 활동까지 금지하겠다고 밝히며 집단행동에 힘을 보태줄 것을 당부했다.

재학생들은 지난 7일 최 총장에 대한 규탄문에서 "학년당 40명의 현 인원도 겨우 수용하는 의대 강의실과 실습실 등에 144명을 수용할 순 없다"며 "(대학이 요청한 입학 정원) 144명은 교육의 질을 고려했다면 나올 수 없는 숫자"라고 반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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