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경기도지사)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5일 검찰은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 56차 공판기일에서 채택된 증거를 공개하고 입증 취지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2023년 6월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조사 당시 진술서를 공개하며 "검사가 먼저 묻지도 않았는데도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했다.

검찰이 공개한 2023년 6월 9일자 이 전 부지사의 진술 조서에는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이재명 도지사 방북을 위해 북한에 100만~200만불을 보내고 계약서를 쓰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다, 2020년 초 방북이 성사될 것 같다고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 등의 최초 자백 진술이 담겼다.

이후 6월 14일과 18일에 이 전 부지사는 검찰에 "현대아산과 같은 기업 역할이 필요할 것" "김성태가 방북비용을 알아서 전부 처리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이재명에게 보고했다" "제가 국제대회 마치고 이재명에게 보고드렸다. 김대중 대통령 방북 당시 현대아산 예를 들면서 기업을 껴야 방북이 수월하다고 말씀드렸고, 이재명도 '잘 진행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등의 추가 진술을 했다.

이 전 부지사는 6월 21일과 22일 검찰 조사에서도 "이재명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방북비용 대납을 부탁했고, 쌍방울 김성태, 북의 송명철과 방북에 대해 논의할 때 북한 측에서 최고 수준으로 의전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등의 진술을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는 해당 진술이 검찰 회유와 협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해당 조사가 이뤄졌을 때는 이 전 부지사가 '법무법인 해광은 이 전 부지사 입장에서 변호해 왔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필 편지로 밝힌 이모 변호사가 동석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는 스스로 한 진술을 거듭 부인하면서 '이 대표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 등을 보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다음 공판 기일인 오는 12일까지는 검찰 측 증거에 대한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의 의견 제시가 있을 예정이다.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이르면 4월 중 선고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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