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대 성명]

4·10 총선 한 달여 앞두고 더욱 노골화하는 MBC의 불공정 보도

TV 메인뉴스 날씨 보도서 ‘민주당 색과 기호’ 연상케 했다는 비판 제기

공정보도 노력 사실상 전무…시청자·국민·방심위 등 나서 엄정 대처해야

공영방송 MBC의 만성화된 불공정 보도의 끝은 어디인가? MBC TV가 지난 2월 27일 저녁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에서 날씨 소식을 전하면서 기상캐스터의 키보다 더 커 보이는 파란색 숫자 ‘1’을 3D 그래픽으로 노출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당시 출연한 기상캐스터는 화면에 나온 숫자 1을 가리키거나 검지로 숫자 1을 만들어 보이며 “지금 제 옆에는 키보다 더 큰 1이 있습니다. 1, 오늘 서울은 1이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습니다”라며 1을 수차례나 반복 강조하는 이례적 형식의 리포트를 했다.

문제의 리포트 이후 SNS, MBC 유튜브 댓글 등에서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MBC가 4월 10일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상징 색깔과 이 당 후보들이 사용할 기호 1번을 노골적으로 연상하게 했다는 의혹과 비판을 쏟아냈다.

당일 서울 날씨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1로 떨어졌다는 게 그렇게 큰 파란색 숫자로 노출하고, 일기예보 진행자가 여러 번 반복해 강조해야 할 중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MBC 이날 보도에 쏠린 의혹과 비판은 상당한 타당성을 지녔음이 분명하다.

급기야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튿날(28일) MBC의 이 보도가 "노골적인 선거운동"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소했다. 해당 보도가 선거방송 심의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12조(사실보도) 제1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앞서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그동안 극도로 더불어민주당을 위한 편향 방송해 온 MBC이지만 이건 선 넘은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MBC는 논란이 확산하자 29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파란색 1’ 그래픽과 관련해 앵커와 기자가 4분가량에 걸쳐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고, 최신형 3D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더욱 생동감 있게 날씨 정보를 전달하려 했을 뿐인데 정치적 누명을 씌우려 한다”며 제작자들은 잘못이 1도 없다는 듯한 발뺌성 방송을 해서 논란을 오히려 가중했다. 이날 방송은 시청자와 국민 입장에서 보면 설득력이 턱없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문제를 제기한 시청자 등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까지 담고 있어 눈총을 받았다.

더욱이 MBC 내부 구성원들의 조직인 새기자회, MBC노동조합(제3노조) 등도 이런 장황한 변명과 배짱으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회사 측에 이번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MBC가 날씨 보도에서까지 특정 정파색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인 2021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포함해 국민의힘이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압승하자 MBC는 다음날 자사 유튜브의 날씨 방송에서 ‘속상하지만 괜찮아’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뭐가 속상하다는 거냐”, “박영선이 떨어지고 오세훈이 당선돼서 속상하다는 뜻?” 등의 댓글을 달며 거세게 비판하자 MBC는 ‘속상하지만 괜찮아’ 문구 대신 ‘완연한 봄’으로 영상 제목을 수정한 뒤 댓글로 사과하는 촌극을 빚은 바 있다.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여전히 장악된 것으로 알려진 공영방송 MBC의 특정 정파를 위한 편향·왜곡·허위 보도는 지난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직전에 터져 나온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 보도, 같은 해 9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 중 나온 ‘바이든 날리면’ 보도 등 여러 전례로 볼 때 개선은커녕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금의 MBC가 공정방송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지도부가 개편된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방송 감독·규제기관이 MBC의 그간 불공정·왜곡·허위 보도에 대해 메스를 강력히 들이대고 있지만, MBC는 정면 반발하거나 소송으로 맞서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MBC의 이번 날씨 보도 논란과 관련해 방심위에는 국민의힘 제소 외에도 시청자들이 제기한 민원이 100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방심위는 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온 만큼 이 사안을 신속히 심의하고 엄정한 대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시청자와 국민, 유권자 등도 MBC의 뉴스를 ‘매의 눈’으로 감시해 점점 노골화하는 불공정한 보도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막아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는 점을 미디어연대는 강조한다.

2024년 3월 4일

미디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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