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는 총선 선거구 획정 최종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간 '명룡대전'이 펼쳐질 인천 계양을 지역구 조정이 이 대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구 획정 최종안에 따르면 그간 계양을에 속했던 계산1동과 계산3동이 계양갑으로, 계양갑에 속했던 작전서운동은 계양을로 넘어가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계산1동이 지난 2022년 6월 이 대표가 당선됐던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와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였던 곳이란 점이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계산1동에서 각각 50.79%, 49.21%의 득표율을 보여 격차는 불과 1.58%p였다. 계산3동 역시 각각 53.35%와 46.65%로 6.7%p만큼의 차이가 났다.
이는 계산2동 7.04%p, 계산4동 10.16%p, 계양2동 10.78%p, 계양3동 20.78%p 등계양을에 속한 다른 동과 비교하면 확실히 적은 차이다. 계양1동이 6.02%p로 계산3동보다는 적게 차이나긴 하나, 계양1동은 가장 북쪽에 있는 곳이라 지역구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지역구 조정이 이 대표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이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계양갑에서 계양을로 넘어오게 된 작전서운동은 민주당 강세가 가장 강한 곳이란 평가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 유동수 후보가 62.11%, 미래통합당 이중재 후보가 35.53%를 획득해 26.58%p라는 최대 격차가 났던 것이다.
지역구 조정의 명목상 이유는 계양갑의 인구가 13만6천여 명으로 감소해 지역구 유지에 필요한 인구 하한선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정 후 계양갑 인구는 13만 9천여 명, 계양을은 14만 9천여 명이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조정안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이 대표가 당선을 위해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테라포밍'을 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신이 계산 3동에 살고 있다는 네티즌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식적으론 인구가 줄어서 맞교환 한 거라고는 하지만 생각이 많아진다"는 반응을 내놨으며, 다른 네티즌들은 "건국 이래 가장 비열한 정치인", "지역구 조장 보니 놀라서 악 소리가 나온다", "일말의 변수조차 차단하려는 희대의 조치", "웃음조차 안 나오고 불쾌할 따름", "계양아치(계양+양아치)" 등의 댓글을 달은 것이 확인됐다.
한편 이 대표의 활로를 열어준 듯한 지역구 조정안에 동의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도 간간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국민의힘 지지자들 중 이재명을 대선까지 꼭 살려두라는 경우가 있던데 국민의힘도 이심전심으로 선거구 조정에 합의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계양을 지는 게 오히려 이득이라고 본 것 아닌가", "국민의힘도 부산에서 유리하게 조정하는 등 이득을 봤으니 저런 안에 합의한 것"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