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사과 가격이 56.8%나 올랐다. 지난해 사과 수확량이 30% 급감하면서 가격이 치솟아 '금사과'란 말이 나왔는데 이런 추세대로라면 '다이아몬드사과'란 말까지 나올 판이다. 여기에 국내 사과 재배 면적이 2033년까지 8.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실상 수입을 불가능하게 만든 검역제도를 개선해 사과 수입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56.8%), 토마토(51.9%), 포도(16.8%), 딸기(15.5%), 파프리카(13.8%) 순으로 과일 및 채소가격이 올랐다. 대체로 농가 소득 상위 작목들이다. 오이(45.4%), 딸기(43.8%), 포도(43.0%) 사과(36.9%) 등은 최근 4년간(2019~2023년) 가격 상승률이 컸던 과채로 손에 꼽힌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39만4천t이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로 살펴봐도 사과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10개에 2만9천88원으로 1년 전(2만2천784원)보다 29.3% 올랐다. 국민들은 마트에서 사과 하나 가격이 5천원에 이르는 걸 보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 전망 2024 보고서에서 올해 사과 재배면적은 작년과 비슷한 3만3천800㏊이며 오는 2033년까지 3만900ha로 연평균 1%가량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9년 동안 사과 재배면적 2천900㏊(8.6%)가 줄어드는 것으로 축구장(0.714㏊) 4천개가 사라지는 셈이다.

과채 수요에 못미치는 공급이 문제인데 근본적인 공급 방안은 전무하다시피한 실정이다. 정부는 비정형과(못난이 과일) 사과·배 판매 촉진과 할인 지원 등의 대증요법에만 나서고 있다. 할인 지원도 결국 농가에 가격을 보조해주는 정책이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안 되도록 한 현행 검역 제도 등을 손봐야 한다면서 가격 급등시엔 예외적으로 검역을 완화하는 방안이라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정부는 사과 수입 심사만 하고 수입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다른 나라는 병충해 걱정이 없어서 사과를 수입하겠는가"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