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을 추진하는 가칭 ‘조국 신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보여 주목되고 있다. 총선까지 이같은 지지도를 유지할 경우 의미있는 의석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칭 '조국 신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조국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5. [사진=연합뉴스]
가칭 '조국 신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조국 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5. [사진=연합뉴스]

반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관위원장으로 합류한 개혁신당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국 신당에 뒤지는 등 열세를 보이고 있다.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소 20석 교섭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비관적인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례정당에서 서열 3위에 오르겠다는 개혁신당의 당초 목표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로 굳어지고 있다.

이처럼 조국 신당과 이준석 신당의 지지율이 당초 예상과 다르게 역전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역전된 정치 서열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한 위원장의 인기상승은 개혁신당의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 변수가 되는 데 비해, 조국 신당은 이재명 민주당에 불만을 품은 야당 지지층의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조국 신당이 압도적 격차로 3위 올라...개혁신당은 4위에 그쳐

반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총선 목표를 10석으로 설정한 상태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일관되게 10석이 (총선) 목표"라면서 "(21대 총선 초기)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았지만, 민주당에서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자 지지율이 빠졌다. 지금은 열린민주당보다 가칭 조국 신당이 더 준비가 잘 돼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MBC 유튜브 캡처]
[사진=MBC 유튜브 캡처]

조 전 장관이 이같은 자신감을 보인 데는 각종 여론조사에 힘입은 바가 크다. 창당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 3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공정'이 지난 22~23일 더퍼블릭·파이낸스투데이 의뢰로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무선 100% RDD 방식,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4.7%) 결과에 따르면 조국 신당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해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서 13.3%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국민의미래 41.4%,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28.92%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같은 조사의 정당 지지율에서도 조국 신당의 약진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44.0%, 민주당은 36.6%, 조국 신당은 5.8%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이 4.0%로 그 뒤를 이었고, 새로운미래는 1.8%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지역구 투표를 할 경우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은 44.3%, 민주당은 37.9%, 조국 신당은 4.9%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는 조국 신당으로 이탈, 국민의힘 지지층은 개혁신당에 관심 적어

특히 이 조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국민의힘은 지역구 투표율(44.3%)과 비례대표 투표율(41.4%)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반면 민주당은 지역구 투표율(37.9%)과 비례대표 투표율(28.92%) 간의 간극이 국민의힘에 비해 훨씬 크다는 점이 확인된다.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을 찍었던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조국 신당을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7~19일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유권자 2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율 조사(무선 100% RDD 방식,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3.3%) 에서 조국 신당은 10.8%를 지지율을 기록해 '10% 안팎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여론조사 공정과 조원씨앤아이의 조사에서 보여준 지지율이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조국 신당은 5~6석 이상의 비례 의석 확보가 기대된다. 반면 민주당의 비례 의석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지지층을 공유하는 민주당과 조국 신당의 사정을 감안하면, 조국 신당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연합정당의 의석 확보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비례 의석 투표율이 낮은 데는 비례연합정당에 통합진보당의 잔존 세력들과 종북 세력의 일부가 참가하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으로서는 고심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26일 JTBC 유튜브에 출연해 ‘조국 신당과의 관계 정립’에 대한 질문에 "윤석열 정권 심판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은 동감"이라면서도 "꼭 정당을 만들어서 해야 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 위원장은 "이 시점에서 (다른 신당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것 같다"며 "힘과 에너지와 지혜를 모아야 할 터인데 '조국 신당'을 만들어서 또 한다는 것은 일반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문제가 상당히 고민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고심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조국 신당의 약진, 민주당과 개혁신당에게 동반 타격 가해

조국 신당의 약진은 민주당에는 물론 개혁신당에도 적지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김종인 공관위원장은 ‘최소 20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어림도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개혁신당의 총선 목표 의석을 밝히고 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개혁신당의 총선 목표 의석을 밝히고 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는 개혁신당 20석 목표에 대해 “동그라미 하나 빼야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 변호사는 개혁신당이 지역구에 40~50명의 후보를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당선이 어렵다고 봤다.

서 변호사는 “비례로 가면 조국 신당보다 아래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이 1등할 것이고, 민주당이 연합하는 정당이 아마 2등을 할 것이고, 조국 신당이 3등이 될 것”이라며 “비례도 크게 약진을 못할 것이기 때문에, 많아봐야 2~3석 그 정도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함께 출연한 이동학 민주당 전 최고위원도 개혁신당의 파급력이 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최고는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젊은 정치인이 지역구로 가서 실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거냐? 굉장히 어렵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도 지역구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의 역할은 굉장히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단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모인 제3지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이번 총선에서 제3지대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 가운데 의외의 약진을 보이고 있는 조국 신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조국 전 장관은 2심에서 실형 징역을 받고 지금 슬기로운 감방생활을 준비해야 하는데, 자기 이름을 걸고 나와서 비례로 득표를 하겠다?”고 꼬집으며 “조국 신당은 이재명 대표보다 더한 방탄정당, 사당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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