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 [사진=연합뉴스]
가수 나훈아. [사진=연합뉴스]

 

가수 나훈아가 27일 올해 마지막 콘서트 후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훈아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이와 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나훈아는 입장문에서 "여기까지 왔다.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 주셨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제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 주셨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히려 오만과 자만에 빠질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다시금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주셨다"고 주변 사람들과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높은 소리로 외쳐드리고 싶다"면서 "여러분 고마웠습니다"라고 재차 밝혔다.

이 입장문 말미에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면서'라는 구절을 쓴 것으로 보아 올해 4월부터 시작되는 전국 투어 콘서트를 끝으로 가요계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훈아의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는 오는 4월부터 7월까지 인천, 청주, 울산, 창원, 천안, 원주, 전주 등에서 열릴 예정이다.

나훈아는 기성세대에겐 전설과도 같은 가수이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테스형'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지난 2020년 KBS에서 방영된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실황 공연 중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가 생길 수 없다" 등 당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테스형'은 가수 나훈아의 노래이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를 부르는 별명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테스형'은 가수 나훈아의 노래이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그를 부르는 별명이기도 하다. [사진=연합뉴스]

 

이로 인해 나훈아는 당시 문 정부에 실망해 보수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던 2030 젊은 세대로부터 현명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같은 면모를 가진 형과 같은 존재란 의미인 '테스형'이란 별명으로 불리게 됐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테스'와 형이 합쳐진 단어로 그해 8월 발매된 정규 9집 앨범의 타이틀곡 제목이기도 하다.

나훈아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테스형 가지마" "진작에 은퇴한다고 해도 납득갈 나이지만 막상 은퇴한다니 씁쓸하다" "레전드가 가신다" "이젠 임영웅을 70년 굴려야할 판" "우리의 거장이 사라진다"등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 나훈아가 27일 낸 입장문.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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