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방문 중인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우리 조선업체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26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역내 안보와 방위산업 현안을 논의한 델 토로 장관은 부산과 울산, 거제 등지에 위치한 우리 조선업체들을 방문해 한국 조선업계의 군사적·상업적 역량을 확인하고 추후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본토 내에서 해군 함정을 유지·보수·정비(Maintenance, Repair and Operation, MRO)할 수 있는 능력이 포화되자 일부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한국이 그 협력 대상으로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군함 제조능력은 과거보다 오히려 하락한 것이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한국국방연구원에서 펴낸 국방논단 제1963호 '미국의 잠수함 산업지원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은 100년 이상 조선·해운 보호주의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냉전 종식, 미국 내 제조업 쇠퇴·축소 등을 겪으면서 조선업도 하락세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선박은 미국에서 건조되어야 하고, 선박은 미국 시민이 소유해야 하며, 선박은 미국인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강력한 보호주의가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수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후티 반군의 공격 등 대외 안보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취약해진 조선업 역량을 주요 동맹국에서 벌어와야 하는데, 한국이 그 협력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동아시아에서 물적·질적으로 해군력을 급팽창시키고 있는 중국을 맞상대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지원이 절실하단 지적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이다.

미국의 이러한 인식은 이날 두 장관의 발언에서도 포착된단 평가다.

이들은 "강한 해군력 건설은 국가의 조선업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면서 "공급망 안정화와 연합·합동작전능력 제고를 통해 한미 연합해군력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방위산업 분야 협력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델 토로 장관은 특히 "한미동맹은 한반도 및 역내 안보의 핵심축(린치핀)"이라고 강조하고,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한민국이 중요하다. 앞으로 한미동맹이 과학기술동맹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장관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대응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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