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친윤검사 서열 3위 이원모 공천, 민주당 권인숙 이언주 경쟁, 개혁신당 양향자 가세

경기도 용인갑 선거구는 용인시 처인구 원도심과 애버랜드에 이르는 광할한 지역이다.
경기도 용인갑 선거구는 용인시 처인구 원도심과 애버랜드에 이르는 광할한 지역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각종 반도체 관련기업이 밀집해 ‘반도체 1번지’로 불리는 경기 용인갑이 순식간에 22대 총선의 ‘핫플’로 부상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6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경기 용인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 했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다음으로 아낀다는, ‘친윤검사 서열 3위’로 꼽혀왔다.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없애버린 민정수석의 역할도 일부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고졸 여사원 최초로 삼성전자 임원이 된 경력을 갖고있는 개혁신당의 양향자 원내대표가 용인갑 출마를 선언했고, 민주당에서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비례대표 권인숙 의원과 이언주 전 의원, 4성 장군에 비례대표 의원 출신의 백군기 전 용인시장, 이우일 전 지역위원장이 공천경합을 벌이고 있다.

용인갑은 지금은 아파트로 뒤덮인 용인시에서도 그나마 토박이, 농업인구가 거주하는 용인시 처인구 원도심으로, 용인시청이 있는 시가지와 넓은 농촌지역을 끼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로 용인시의 명예시민이 된 푸바오 가족, ‘용인 푸씨'가 사는 애버랜드 고장이기도 하다.

때문에 용인의 4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에서도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실제, 4년전 21대 총선에서는 당시 미래통합당 정찬민 후보가 용인에서는 유일하게 당선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49.4%, 윤석열 후보 46.2%로 용인시에서 구 단위로는 이재명 후보 표가 가장 많이 나왔다.

하지만 바로 석달 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52.4%의 득표율로 45.4%를 얻은 민주당 김동연 후보를 앞섰다. 용인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가 58.1%로 41.8%에 그친 민주당 백군기 후보를 크게 이겼다.

민주당의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이다 보니 1980년대 서울대 운동권 출신인 비례대표 권인숙 의원이 일찌감치 이곳에 깃발을 꽂고 친명계라는 점을 내세워 지역을 누벼왔다.

그런데 최근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이 추미애 전현희 전 의원과 더불어 “민주당의 여전사 3인방”이라고 한 이언주 전 의원의 용인갑 전략공천설이 제기돼 권 의원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직접 전화를 해서 복당을 제안한 민주당에서 몇 안되는 ‘이재명 픽(pick)’ 인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권인숙 의원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왜 하필 이언주냐”며 울먹였다고 한다.

개혁신당의 양향자 원내대표가 용인갑에 출마하는 것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이곳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근거지, ‘반도체 1번지’ 라는 점을 고려한 선택으로 받아 들여진다.

양 원내대표는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영입인재로 정치에 입문해 광주 서구을에서 당선됐다. 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장으로서 반도체특별법으로 불리는 국가첨단산업법을 통과시키는데 앞장섰다. 민주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의원 시절에는 여당인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양향자 의원의 출마는 그동안 이곳에서 벌어져온 국민의힘과 민주당간 양자대결 구도를 3자대결로 바꿔놓는, 최대의 변수로 꼽힌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출범후 이루어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지지층이 별로 겹치지 않는 양상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3자대결은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당초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원모 전 비서관을 용인갑으로 이동시킨 것을 두고, “결과적으로는 서울 강남보다 더 좋은 것을 (지역구로) 받았다”는 뒷말까지 나온다.

당초 이곳에 공천신청을 했던 비례대표 서정숙 의원을 컷오프 시킨데 이어 오랫동안 지역을 일궈 온 김범수 전 당협위원장,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예비역 육군소장)등은 지난주 이 전 비서관의 전략공천 소식이 전해지자 기자회견을 하는 등 크게 반발해왔다.

이들 친여 인사들 중 무소속 출마자가 나올 경우, 개혁신당 양향자 의원이 잠식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지지표를 상쇄하는 4자대결 구도가 되는 만큼, 예측불허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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