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인 김혜경 씨와 26일 각각 재판정에 출두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6일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한 2차 공판을 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도 이날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개최한다. 김씨는 지난 14일 제20대 대선후보 당내 경선 당시 당 소속 국회의원 배우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 재판에서 앞으로 이 대표와 김씨는 모두 유죄판결을 받을 가능성 높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위증교사 사건으로 이 대표와 함께 기소된 공범인 김진성 씨가 모든 혐의를 인정했고, 김혜경 씨의 공범도 최근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공범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26일 재판에서 위증혐의 인정한 김진성 씨는 결심 공판, 이재명은 증인 신문 진행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지난 2002년 '분당 파크뷰 의혹'을 취재하던 모 방송사 PD와 함께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에게 검사를 사칭해 전화를 건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았던 게 시발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당시 이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이와 관련된 재판과정에서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가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증언함으로써 이 대표는 무죄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이 대표가 김진성 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기소했다. 김진성 씨는 지난달 26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위증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해 9월 당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이례적으로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도 이 대표의 유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를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김진성 씨는 신변 위협을 호소하면서 이 대표 퇴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두 사람의 사건을 분리해 심리하고 선고하기로 했다. 26일 재판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한 김진성 씨에 대해서는 결심 공판을 갖고 유죄를 선고할 예정이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증인 신문을 진행하게 된다.

김혜경 공직선거법 위반 첫 재판...공범 배모 씨는 유죄받고 항소 포기해

김혜경 씨도 공직선거법 위반 첫 재판을 앞두고 유죄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 [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 배우자 6명의 식사비를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했던 전직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는 지난 22일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배씨는 지난 14일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형사소송의 상고 기한은 ‘7일 이내’이다. 그런데 배씨는 상고 기한인 지난 21일까지 항소심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22일 항소심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검찰은 김씨를 해당 사건의 공범이자, 자리를 주선하고 식사를 제공한 주체라고 보고 있다. 때문에 배씨가 유죄이면 김씨도 유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혜경 개인비서 역할했던 배모 씨 주장 모두 법정에서 기각돼...김혜경 운명 암시?

배씨는 사실상 김씨의 개인비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2010~2018년)과 경기도지사(2018~2021)로 재임할 당시 각각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배씨는 2018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김씨의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고 있다. 김씨가 배씨로 하여금 약을 대리 처방받게 한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법인카드 유용액은 150여건에 총 2000만원 정도이다.

검찰은 배씨와 김씨를 공범으로 보고 있다. 배씨는 2022년 1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 김씨의 ‘법카 유용’, ‘대리 처방’ 의혹 등이 제기되자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후보 가족을 위해 사적 용무를 처리한 사실이 없다”거나 “호르몬제는 내가 복용할 목적으로 약을 구하려 했다”는 등의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허위사실 공표죄도 적용받았다.

수원고법 형사 3-1부(재판장 원익선)는 14일 공판에서 “피고인은 경기도청 비서실 소속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김씨에 대한) 사적 용무를 처리하는 게 주된 업무였다고 판단된다”면서 “공무 수행 중 사적 용무를 처리한 적 없다고 한 것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아 유권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유죄선고를 했다. 재판부는 또 “호르몬제를 직접 복용할 목적으로 구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피고인의 주장을 믿기 어렵고, 김혜경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부인 김씨의 유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대표와의 연관성도 입증될 수 있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도 이 대표가 배우자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경기도청 5급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가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혜경이 신변 보호 요청한 이유, 은수미처럼 비공개 출두하려고?

김혜경 씨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지난 23일 오후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에 신변 보호 요청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법원이 신변 보호 요청을 받아들이면 김씨는 법원 경내에 진입한 때부터 법정에 들어서기 전까지 법원 직원이 동행하며 신변을 보호하게 된다. 1층 현관이 아닌 별도의 비공개 통로를 이용해 법정에 입장할 수도 있다.

신변 보호 요청은 통상적으로 법정에 출석하는 증인이나 피해자 측이 제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가해자 측의 위해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 비공개 통로를 이용한 법정 입장을 위해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신변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 통로로 법정에 출석한 바 있다. 은수미 전 성남시장도 신변 보호를 요청한 뒤 직원용 지하 주차장을 통해 법정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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