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신당 ‘1호 인재’로 음주운전 전과를 가진 신장식 변호사를 영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의의 화신처럼 행동하다가 자녀 입시비리가 드러나 1심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오히려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엉뚱한 주제를 들고 나온 조 전 장관이 ‘내로남불식 인재영입’을 선보였다는 비판이 거세다.

가칭 '조국신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조국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1호 영입인사로 선정된 신장식 변호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25. [사진=연합뉴스]
가칭 '조국신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동작구의 한 영화관에서 열린 '조국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인재영입 발표식'에서 1호 영입인사로 선정된 신장식 변호사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2.25. [사진=연합뉴스]

‘내 편’은 음주운전해도 이해하고 감싸줘야 한다는 게 조국식 사고방식?

신장식 변호사는 TBS, MBC 등에서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했으나 매번 ‘좌편향 방송’ 문제를 일으켜 중도하차한 경력을 갖고 있다.

신 변호사는 2021년 8월 23일부터 2022년 12월 30일까지 TBS의 '신장식의 신장개업'(저녁 6-8시)을 진행했으나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함께 편파방송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아 동반 폐지됐다. 서울시 의회의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TBS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고 편파적인 시사 프로그램 대부분을 폐지한 것이다. 2023년 1월 16일 MBC 라디오 '뉴스하이킥'의 진행자로 발탁됐으나 여전히 좌편향적인 방송으로 일관해 2024년 2월 8일 하차했다.

즉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어준과 함께 좌편향 방송을 강행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1호 인재’라는 상징성을 가진 자리에 신 변호사를 발탁함으로써 ‘내 편’은 음주운전을 해도 이해하고 감싸줘야 한다는 조국식 사고방식이 적용됐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패널 선정 등을 두고 편향성 시비가 일고 있는 MBC AM(표준 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선방위)부터 지난 22일 일곱번째 법정 제재를 받았다. 신 변호사는 이달 8일 자로 방송에서 하차한 상황이다. [사진=MBC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패널 선정 등을 두고 편향성 시비가 일고 있는 MBC AM(표준 FM)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선방위)부터 지난 22일 일곱번째 법정 제재를 받았다. 신 변호사는 이달 8일 자로 방송에서 하차한 상황이다. [사진=MBC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정의당도 버린 ‘신장식 카드’ 재활용...음주운전에 관대한 ‘꼰대의 세계관’인가?

이처럼 도덕성을 무시하는 조 전 장관의 ‘편가르기’는 정의당보다 극심하다.

신 변호사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6번 후보로 출마했다가 2006~2007년 음주 운전 1회, 무면허운전 3회의 전과 사실이 드러나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정의당은 2020년 3월 15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신장식 후보의 사퇴를 권고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 대리게임 논란을 불러온 비례대표 후보 1번인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은 재신임했다. ‘대리게임’보다 ‘음주운전’이 훨씬 심각한 도덕적 하자라는 게 정의당의 판단인 셈이다.

정의당이 사퇴시킨 신 변호사를 ‘1호 인재’로 발표하는 조 전 장관의 사고방식은 국민무시에 가깝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조 전 장관은 25일 서울 동작구 소재 영화관에서 열린 조국신당 창당준비위원회 1호 영입인사 발표 행사에서 신 변호사의 음주운전전과에 대해서 사과는커녕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자녀 입시 비리로 1심과 2심에서 2년 실형을 받은 조 전 장관으로서는 음주운전 전과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음주운전이 무고한 생명을 살상할 위험성이 높은 범죄라고 생각한다. 특히 MZ세대들은 음주운전을 ‘극혐’한다. 음주운전이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음주운전에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꼰대의 세계관’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 전 장관은 우선 “지난 열흘동안 임시 홈페이지 열어 입당원서 받고 후원금 모금 시작했다. 많은 분들의 뜨거운 성원에 놀랐다. 하지만 아직 많이 모자란다”면서 “당원은 10만분 정도 오시면 좋겠다. 후원금은 다다익선이라고 하니 여유가 있거나 정치후원하시려는 분들은 꼭 우리 당에 후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당에서 함께할 영입인사 1호를 발표하겠다”면서 신장식 변호사를 소개했다.

신장식,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정치입문의 목적으로 제시...다수 국민 입장에선 허황된 ‘정치 폭력’

신 변호사는 “민주당보다 진보적이고 기동력있게 단호하고 강하게 윤석열 정권과 싸우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조국과 함께 걷기로 했다”며 “누구보다 빠르고 날카롭게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비판하고 사실상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시키는 선봉장이 될 것이다. 바다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고 말했다. “북유럽 선진국가를 지향하는 노무현과 노회찬의 꿈이 실현되는 국가 만들겠다”면서 “왜 하필 조국신당이냐고 묻는데, 윤석열 정권의 조기종식을 위해 가장 날카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정당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점잖은 표정으로 조국 비판하면서 도덕적 우위 과시하는 사람들, 조국 가족을 도륙하는 검찰 비판하면서 조국이라는 검불을 묻히지 않으려는 사람들, 그분들의 의견 존중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조국과 함께 비난도 칭찬도 같이 듣는게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조 전 장관이 ‘검불’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윤석열 정부를 붕괴시킨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조국 편에 섰다는 설명인 셈이다.

하지만 국민이 선출한 윤석열 정부를 조기 종식시키자는 데 동의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모든 정부는 헌법에 보장된 임기를 마치는 게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조 전 장관과 신 변호사의 주장은 극단적인 ‘정치 폭력’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블랙코미디= ‘자녀입시 비리’, ‘음주운전 전과’, ‘편파방송 경력’ 가진 인물들이 정치개혁 주도

신 변호사는 과거 음주운전 사실에 대해서 사과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정치에 입문하려는 논리적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는 “나는 정치를 해도 되는 사람인가 수없이 질문했다. 17,18년 전 제가 저지른 잘못 때문이다”면서 “음주운전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분들 지금도 병상에 계시거나 장애를 안고 생활하는 분들은 대중 앞에 선 저를 보는 것만으로도 억울하고 불편할 수 있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오래전 일이다. 대인 대물 사고는 없었다. 형사적 책임은 다했다. 4년전 국회의원 후보 사퇴라는 벌을 섰다라는 변명으로는 이분들의 저린 마음은 달래지지 않을 것이다. 죄송합니다”라면서 구십도로 절을 했다. “하지만 죄송하다는 말에 그치지 않겠다. 할 일을 하겠다. 자동차 사고 피해자를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사고 피해배상보장법 등 관련 법과 제도를 바꾸어내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지만 대인이나 대물 사고는 없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변명한 셈이다. 나아가 자동차 사고 피해자 보상관련 법을 개정함으로써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를 대체하겠다는 식의 발상을 드러냈다. 음주운전 전과자의 정계진출에 대해 음주운전 피해자들이 불편해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국정치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라는 점을 설명하지 못했다.

따라서 ‘자녀입시 비리’, ‘음주운전 전과’, ‘편파 방송 경력’ 등으로 논란이 된 인물로 구성된 조국신당이 정치개혁을 선언하면서 표심에 호소하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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