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부천 광명 안양 군포, 지난 5차례 총선 민주당 61석중 49석 가져가...이번 총선에서는?

경기 남부지역 행정구역 현황
경기 남부지역 행정구역 현황

경기도 31개 시·군 중에서 서남부의 시흥 부천 광명 안양 군포 5개 시(市)는 그 위치상 수부(首府) 도시인 수원시 보다는 서울 내지 인천의 영향이 더 강한 지역이다.

같은 서남부권이라도 평택 오산 안산 화성 같은 경우는 수원 생활권으로 정치 경제 사회적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

역대 모든 선거에서 시흥 부천 광명 안양 군포는 민주당의 ‘수도권 황금표밭’이었다. 민주당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지난 2020년 21대 총선까지 5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곳 5개시의 12개 선거구(20대 총선때만 군포가 갑을로 분구)에 걸린 총 61개의 의석중 49개를 가져갔다.

80%가 넘는 승률을 지난 20년동안 기록한 것이다. 4년전 21대 총선에서는 12석 전부를 석권했다.

시흥을 광명갑 군포시 선거구에서는 지난 5차례 총선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는데, 시흥을에서 민주당의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내리 5선을 하기도 했다.

안양의 3개 선거구에서는 17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네차례 연속 민주당의 이종걸 이석현 전 의원과 국민의힘 심재철 전 의원이 지역구를 나눠 당선되다가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세곳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 했다.

이곳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것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많고, 호남 및 충청권에서 올라온 ‘호남+충청 유권자연합’이 대부분50%를 훌쩍 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이곳에서는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모습이 역력하다.

워낙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은 험지이다 보니, 애당초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가 많지 않은데다, 이곳으로 이동배치할 자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아직까지 12개 선거구 중 시흥갑(정필재) 광명을(전동석) 안양 동안갑(임재훈) 안양 만안(최돈익) 등 4곳만 후보를 확정했을 뿐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철규 의원이 공동으로 위원장을 맡고있는 인재영입위원회는 공천신청을 받기 전 과거 이곳에서 출마했던 자원(資源)들, 전직 당협위원장 등에게 출마의사를 타진했는데 대부분 손을 가로저으며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출마를 자원하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안양 동안을에서 4선을 한 심재철 전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지 못하고 윤기찬 변호사와의 경선이 결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에서는 그나마 경쟁력있는 정치인들이 이곳에서 낙선하고 떠난 뒤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인사들 대부분이 공천신청을 하기는 했지만, 당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스펙이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현재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당선 가능성이 그나마 공략해볼만한 지역에 우수한 자원을 먼저 투입하는 공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수원의 5개 선거구에 윤석열 정부 고위 관료 출신 또는 외부 명망가를 먼저 투입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경기 서남부권을 지켜온 지역의 국민의힘 핵심 당원 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우리 지역은 이번에도 포기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부천시의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최근 자신의 SNS와 당 홈페이지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와주면 안되겠느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역의 당협을 관리했던 전직 당협위원장들 대부분이 인지도나 스펙으로 인해 당협 장악력이 떨어지다 보니 이들의 공천신청을 놓고 내분이 벌어지는 곳도 많다. 부천의 한 선거구에서는 공천신청을 한 당협위원장과 핵심 당원들이 지난 지방선거 때의 공천과정을 둘러싸고 공개적인 비방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이변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전통적인 ‘호남+충청 유권자연합’이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그동안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이 다선 중진이 되고도 지역은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불만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순간, 절체절명의 전장터에서 영웅이 탄생한다”는 말 처럼, 경기 서남부권 같은 ‘극한 험지’에서 승리해서 영웅이 되는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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