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 응답자 90% 이상 찬성
대전협과 의협, 의대협 '한목소리' 반대
'빅5' 병원 전공의, 20일부터 근무 중단
의료 현장에서는 벌써 수술, 진료 차질
정부 "4년전 처럼 물러설 수 없다" 
의사면허 취소 거론하며 강경 대응

16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루가관 강당에서 열린 의대 학위수여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대구 남구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루가관 강당에서 열린 의대 학위수여식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식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000명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강대강'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전국 대학의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들도 집단휴학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공의의 '사직서 제출' 결의대 의대생들은 '동맹휴학'으로 호응하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저지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6일 밤 비상대책위원회 임시총회를 열고 20일을 기점으로 각 단위의 학칙을 준수해 동맹(집단)휴학 및 이에 준하는 행동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와관련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집단행동 움직임과 관련해 16일 의과대학 교무처장들과 온라인 회의를 열고 학생들의 휴학 신청이 들어올 경우 요건과 처리 절차를 정당하게 지켜 동맹휴학이 승인되지 않도록 학사 관리를 엄정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의대협은 15~16일 전국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이 응답해 응답자의 90% 이상이 동맹휴학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소속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오는 19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병원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빅5 병원은 5대 대형 상급종합병원을 의미하며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이 포함된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 1차 전체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방안 등을 결정한다.

이처럼 대전협과 의협, 의대협 등이 일시에 의대증원에 집단반발하며 나서며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사직을 예고하면서 수술 일정이 연기되거나 축소되는 등 '의료대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날 세브란스병원은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진료과별로 '수술 스케줄 조정'을 논의해달라고 내부에 공지했다.

마취통증의학과는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하면 평소 대비 약 50∼60% 수준으로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술 전 마취가 필수라는 점에서 상당 규모의 수술 축소가 불가피하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들도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에 대비해 환자들의 수술과 입원 등을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는 이미 암환자 수술이 연기된 사례도 나왔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의사 면허 취소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 의료계 파업 당시 전공의 단체인 대전협은 정부·여당이 의대 정원 400명 증원을 발표하자 보름여 만인 8월7일 1차 집단휴진을 썼으며  8월21일부터는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 의료공백이 현실화됐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쳐 파업 장기화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한발 물러나 의사 정원 확대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발표했고 전공의들도 모두 진료에 복귀했다.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했던 전공의 10명에 대해서도 고발을 취하했다. 

4년 전 그처럼 한 번 전공의 파업에 밀려 의대 증원을 백지화한 정부는 이번 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의사 면허 취소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오전 11시 전국 221개 수련 병원을 대상으로 '집단 사직·연가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등이 집단행동을 통해 의료 현장을 이탈하면 즉시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의사면허 박탈 등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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