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가 수사대상이라는 가족 중 누군가 개입했다는 의미” ...수사급물상

2019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중 한 공항에서 발생한 의전사고 모습.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사위 서모씨의 취업문제로 갈등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9년 9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중 한 공항에서 발생한 의전사고 모습. 당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사위 서모씨의 취업문제로 갈등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의 가족, 부인이나 자녀들은 통상 대통령 비서실이라는 공식조직 보다는 경호처 라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과 영부인은 비서실의 공식적인 보좌를 받지만 자녀의 경우 경호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 또한 비서실장 보다 더 지근(至近) 거리에서 하루종일 자신과 일정을 함께하는 경호처장과 매사를 상의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청와대에서는 대통령 집무공간과 비서실장의 근무 동(棟)이 달라서, 비서실장을 호출하면 최소 20분은 지나야 올 수 있다는 점도 원인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용산에 비서실과 경호처 등 모든 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일체형 대통령실을 만든 이유기도 하다.

비서실장 휘하에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하는 민정수석실도 있었지만, 대통령의 가정사는 경호처장이 가장 잘 알 수 밖에 없는 위치다.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원들이 아들이나 딸, 사위 같은 사람들과 일상적으로 생활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44)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이승학)가 14일 주영훈(68) 전 대통령 경호처장을 소환, 조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 전 처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대통령 경호처장을 지냈다.

검찰은 지금까지 조현옥 전 인사수석과 김종호 전 공직기강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 최수규 전 중기부 차관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주 전 처장이 소환됐다는 것은 이들 중 누군가의 입, 또는 청와대 문서에서 그의 이름이 나왔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검찰은 2018년 3월 문재인 청와대가 이상직 전 국회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누가 이 전 의원을 최초로 청와대 인사라인에 추천했는지를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검찰은 항공 관련 경력이 전무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서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특혜 채용된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씨를 채용하는 조건으로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공천도 받지 않았느냐는 의혹인 것이다.

이상직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것이 주 전 처장의 경호처이거나 추천과정에 경호처 라인이 개입했다는 것은 김정숙 여사나 딸 문다혜씨, 사위 서씨 등 가족들이 사건에 직접 개입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따라 김정숙 여사와 문다혜씨 등 문 전 대통령의 가족들도 조만간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 전 의원은 그동안 문 전 대통령의 사위를 취업시킨 타이이스타젯이 자신의 회사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작년 4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이스타항공 자금을 빼돌려 설립한 회사라는 사실을 밝혀내 그를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관계자에게서 “이상직 전 의원이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에게 서씨를 채용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서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뒤 29일 그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서씨에게 타이이스타젯에 채용된 경위 등을 추궁했지만, 서씨는 진술거부권, 묵비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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