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교육생이 '기쁨조' 역할처럼...영상 공개돼 '과잉 의전' 파문
잘못된 기업문화 만연…아시아나 "강요 사실 확인 어렵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비리와 경영진 갑질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아시아나항공사 여성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 회장이 방문할 때 부르는 환영행사 노래를 담은 동영상이 일부 방송에 공개되며 '과잉 의전'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교육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행사라는 입장이지만, 승무원들 중에는 박 회장 '기쁨조' 역할에 동원된 것 같이 느껴졌다는 제보가 이어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KBS '9시 뉴스' 화면 캡처

KBS가 지난 6일 공개한 영상에는 다수의 승무원들이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을 아는지', ‘회장님을 뵙는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죠’ 등 박 회장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신체 접촉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놓거나 감동하는 역할을 맡은 승무원이 따로 있었다는 폭로도 제기됐다.

회사측은 이날 공개된 영상과 관련해 ‘자발적인 행사였다’고 해명했으나 이에 대한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 직원들은 8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2차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 회장이 한달에 한번씩 교육현장을 방문하는데 맞춰 노래와 퍼포먼스를 해야했다"거나 "박 회장 입맛에 맞게 노래를 개사했으며 교관으로부터 '너는 울고 너는 안기고 너희는 달려가서 팔짱을 껴라' 등의 주문을 받았다"는 폭로들이 잇따라 나왔다.

이같은 갑질 및 의전 논란과 관련해 막 들어온 신입사원으로서는 자의든 타의든, 피하기 힘든 암묵적인 강요를 느낄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잘못된 기업문화로 변질된 부분은 근절되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교육생들이 중간관리자들로부터 박삼구 회장을 위한 행사 참여를 강요받아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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