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들 상당수 사이에서 확고한 뿌리 내리고 있다"

2024년 2월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더스의 슈퍼볼 경기 후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선수 트래비스 켈시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키스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4년 2월 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더스의 슈퍼볼 경기 후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선수 트래비스 켈시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키스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인 5명 중 1명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정부의 비밀 요원이라는 음모론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몬머스대 여론조사에서 '스위프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정부 비밀 요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8%에 달했다. 이같은 음모론을 믿고 있는 사람의 71%는 공화당원이었다. 스위프트는 2020년 미 대선에서 바이든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음모론은 이번 슈퍼볼을 앞두고 우파 진영 미디어에서 확산됐다. 실제로 슈퍼볼 직전에 방송인 마이크 크리스피는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서 승리하고, 스위프트는 경기장에서 켈시와 함께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음모론대로라면 캔자스시티 프로미식축구팀 치프스의 트래비스 켈시와 스위프트가 사귀는 것도 이후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서 우승한 것도 공작의 결과다. 캔자스시티의 슈퍼볼 우승으로 스위프트 지지가 더 늘어나고 이런 열기와 지지세가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까지 고스란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슈퍼볼 중계를 맡은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이번 경기 평균 시청자 수는 1억23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시즌에 나온 1억1510만 명보다 830만 명(7.2%) 많은 슈퍼볼 역대 최다 기록으로 '테일러 스위프트 효과'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남자친구 트래비스 켈시(캔자스시티)의 러브 스토리가 (스포츠에는 별 관심이 없던) 대중문화 팬들까지 TV 앞으로 몰려들게 만든 결과"라고 했다.

음모론을 신뢰한다고 답한 83%는 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 패트릭 머레이는 이번 성명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심리전 음모론은 트럼프 지지자들 상당수 사이에서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이번 여론조사 전에 이같은 음모론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도 상당수가 이런 생각이 신뢰할만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선거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스위프트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그녀의 남자친구 트래비스를 좋아한다"면서 "하지만 트래비스는 진보주의자일 수 있고 아마 나를 견디지 못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음모론을 선거전에 역이용하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캔자스시티가 슈퍼볼에서 승리하자 "내가 계획한 대로 됐다"라는 글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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