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에 앞장섰다가 현 정부 들어 징계 대상에 오른 박은정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전날 사직서를 냈다.

박 부장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직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며칠 전 법무부가 저를 징계하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며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부장검사는 "디올백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면서 "고발사주로 실형을 선고받은 검사도 일찌감치 무혐의로 덮고 또 승진까지 시키는 이장폐천(以掌蔽天·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뜻) 행위에 추호도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정면 겨냥한 것이다.

박 부장검사는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주도로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이 진행됐을 때 법무부 감찰담당관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사장 시절 연루된 '채널A' 사건 자료를 적법 절차없이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9월부터 감찰을 받고 있다. 

박 부장검사의 사직서 제출은 처음이 아니다. 박 부장검사는 현 정부 출범 후인 2022년 6월에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법무부는 '성남FC 후원금 수사 무마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이유로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에도 징계 대상인 박 부장검사의 사표가 즉각 수리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검사의 사표 수리 여부는 오는 14일 예정된 법무부 징계위원회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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