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이원욱이 이낙연 떠난 ‘3가지 뒷얘기’...이준석에 끌린다고?

지난 4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의 창당대회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불참함에 따라, 그 두 사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3지대 신당의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가 속한 미래대연합은 4일 오후 ‘새로운미래’라는 당명을 공식 채택하고, 공동창당대회를 개최했다. 공동 대표로는 새로운미래 이낙연 인재위원장과 미래대연합 김종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선출됐다. 그 외 지도부 선출은 당 대표에게 위임한다는 방침이다. 당의 상징색은 ‘힘을 함께 합쳐서 큰 바다로 간다’는 의미의 프러시안블루, ‘새싹, 나무, 뿌리’ 등 생명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라이트그린이 결정됐다.

정치권에서는 이‧조 의원의 불참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4일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창당식) 직전에 생각이 달라져서 너무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역시 창당대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분 다 오는 것으로 보고받았다. 아침에도 통화했는데 뜻밖이다.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조 의원의 불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① 흡수통합 비판?= 이낙연이 비례대표 순위 미리 정해놓아?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는 5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조 의원이 신당 창당에 함께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이낙연 대표와 함께 하냐 마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즉 이 대표와 함께 하는 게 과연 제3지대 대통합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낙연 대표와 함께 하면, 이낙연 대표가 그래도 인지도가 높고 실체가 있는 분이니까 아무리 지도부에 안 들어오고, 또 인재위원장만 하더라도 그 영향력이 크지 않을까 이런 우려가 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즉 이‧조 의원은 이번 공동 창당을 ‘묻지마 흡수 통합’으로 본 것이다.

이‧조 의원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입장문을 내고 “더 큰 통합을 위해 저희는 오늘 합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고 했다. 두 의원은 통합의 원칙을 ‘수평적 통합’ ‘열린 통합’으로 봤지만, 새로운미래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이다.

‘수평적 통합’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초 이낙연 대표가 뒤에 머무르면서 뒷받침하는 역할만 하기로 했는데, 어떠한 이유 때문에 당대표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이낙연 전 대표가 비례대표 1번부터 6번까지 순위를 이미 정해놨고, 상위 순번에 있는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고 다녔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그러면서 장 소장은 “이 전 대표가 그 사람들을 챙겨주려면 당대표를 맡아야 한다라는 생각 때문에 고집을 부린 것이 아니냐”고 설명했고, 그에 대해 조응천‧ 이원욱 의원의 반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② 신당의 명칭보다 이준석 신당을 둘러싼 이견이 복병?

특히 이낙연 대표 측과 이‧조 의원 측은 당명을 두고서도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낙연 대표 측은 ‘새로운미래’를, 이‧조 의원은 개혁신당과의 향후 통합을 염두에 둔 ‘개혁미래당’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 4일 오후 미래대연합 박원석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신당의 당명은 당원과 지지자들 공모 결과,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새로운미래’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낙연 대표 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공모 결과로 선정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당의 명칭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는 일각의 관측과 달리, 공모에 의해 당명이 정해졌다면 이‧조 의원의 불참을 두고 좀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신당 공동 창당을 두고 파열음이 발생한 근본 이유로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한 온도차’가 거론된다.

5일 장성철 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응천,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분들 중에서도 이준석 신당과 함께해야 된다라는 생각과 판단이 강했던 분들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즉 “이낙연 신당과 먼저 하면 이준석 신당과 대통합하는 데 상당히 좀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그런 생각도 좀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장 소장과 함께 출연한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당대표도 조응천 의원이 단독으로 맡기로 얘기가 됐었다”면서 “조응천 의원과 이원욱 의원은 어떻게든 구심점이 좀더 강한 개혁신당과 합당을 해야 된다, 이게 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면 이낙연 전 대표의 리더십을 줄여야 해서 ‘이낙연 대표에게 아예 대선 불출마까지 요구했다’고 박 실장은 부연했다.

그러면서 박 실장은 “나중에 개혁신당과의 합당을 좀더 하려는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 일단 현역 의원 2명이 ‘새로운미래’ 쪽으로 가버리면, 여기가 또 하나의 구심점 역할이 돼서 나중이 개혁신당이 합당하기가 조금 더 덜컹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③ 이준석이 조응천을 신뢰해?

정치권에서는 이‧조 의원이 이준석이 이끄는 개혁신당 쪽으로 갈 수도 있다는 해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채널A의 이용환 앵커는 “조응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공직비서관을 지내서 이준석과 잘 알고 지냈다. 이준석에게 부정적이었던 이원욱 의원도 최근에 기류가 달라지는 듯하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이 이준석 개혁신당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철 소장은 CBS라디오에서 “이준석 대표가 조응천 의원을 상당히 좋아하고 신뢰한다”고 밝혔다. 2021년 11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당대표로서 민주당 의원 영입하고 싶은 사람 딱 한 명만 고르면?’이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조응천 의원”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는 것이다. 즉, 조 의원은 민주당 탈당 이후에도 ‘대통합 신당’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제3지대의 몸집을 커나가게 하는 데 있어서, 이준석 대표와 상당히 많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 장 소장의 주장이다.

따라서 박성태 실장은 “안 합치면 우리는 그냥 이리로(이준석 개혁신당) 간다, 같이 합치자라는 유인을 계속 주는 것”이라며 “이낙연 전 대표가 사실 머리를 수그리고 들어가야 되는데, 그런 면까지도 강요를 하면서 이번 총선을 개혁신당 쪽에 좀더 구심점이 있어요, 라고 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박 실장은 “만약 빅텐트가 안 되면 이 두 분은 개혁신당 쪽으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 실장의 전망에 장성철 소장 역시 “조응천 의원 같은 경우에는 이준석 대표랑 함께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원욱 의원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미래대연합) 내부 회의에서도 ‘왜 우리가 이낙연 전 대표랑 같이 해야 돼’ 라는 문제제기를 계속했다라는 얘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조 의원의 불참에 대해 이낙연 공동대표는 “양측이 하나로 합쳐서 대통합을 추진한다는 합의가 있었기에 대통합 추진위원장으로 이원욱 의원이 내정됐던 것”이라며 두 의원이 합의정신을 파기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낙연 대표와 이‧조 의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결국 이‧조 의원이 개혁신당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