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로의 합당을 놓고 민주당을 탈당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국회의원 3인방이 갈라졌다. 김종민 의원만 미래대연합에 참여했고 나머지 조응천, 이원욱 의원은 입장문 발표를 통해 함께할 뜻이 없다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과 더불어 '미래대연합'의 주축인 조응천, 이원욱 의원은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공동 창당대회 도중 입장문을 내 "더 큰 통합을 위해 오늘 저희는 합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고 했다.
두 의원은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 열린 통합"이라며 "'새로운미래'와 통합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두 의원은 "흡수통합은 원칙에 맞지 않는 통합"이라면서 "가치와 비전 중심의 통합을 주장해온 저희가 묻지마 통합을 위해서 몸을 던지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도 했다.
두 의원은 "선거공학을 떠난 대통합의 정신과 실천만이 '공화시민과 청년들이 당당히 정책을 결정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면서 "저희는 그들이 제3지대 정당의 주체로서 우뚝서는 정당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두 의원은 "저희 통합의 길은 장강의 앞물과도 같다. 장강의 앞물이 고인물이 되어 장강의 뒷물을 막는 것이 아니라 더 빠르게 흐르도록 물길을 트는 일을 하겠다"면서 "그 길 위에, 오늘 출범하는 '새로운미래'도 함께 해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미래대연합 현역 의원 3명 중 2명이 합당을 거부하면서 이날 새로운미래 창당은 '반쪽' 통합에 그쳤다.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합당은 직전까지도 무산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의 빅텐트 추진 방안 등을 놓고 이견이 크게 갈렸다고 한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날 창당대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분 다 오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 아침에도 통화했는데 뜻밖이다. 유감스럽다"면서도 "(향후)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공동대표도 "1시간 직전에 생각이 달라져서 너무 아쉽다"며 "우리가 하나로 통합해 3파전을 해야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경로와 방법에 대한 의견은 앞으로 대화로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래대연합은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 외로 박원석·정태근 전 의원 등도 합류한 제3지대 세력이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조응천, 이원욱 의원의 막판 이탈에 대해 "굉장히 당혹스럽다. 이들의 뜻을 존중하지만 왜곡은 없어야 한다"며 "제2의 윤영찬 사태"라고 비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