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4‧10 총선에서 광주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간 이 위원장은 총선 출마를 검토하지 않았으나, 민주당 탈당파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의 ‘출마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29일 충북 제천시 화산동 제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1.29.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29일 충북 제천시 화산동 제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4.1.29. [사진=연합뉴스]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은 지난 28일 공동 창당을 발표했다. 양측은 다음달 4일 ‘개혁미래당(가칭)’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합당 조건이 ‘이 위원장의 지역구 출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 위원장은 광주의 8개 선거구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에서 한판 승부 예고?= 이낙연 광주 출마 검토 VS. 이재명 5일 광주 방문 검토

이 위원장의 광주 출마 예정이 알려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5일 광주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의 광주 방문 논의는 당대표실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진다.

권혁기 민주당 당대표 정무기획실장은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광주행이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이후 약 8개월 만에 다시 광주를 찾게 된다.

이 대표의 광주행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호남 당심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이낙연 위원장의 광주 출마에 대해 견제구를 던지려는 의미가 내포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광주를 둘러싼 개혁미래당과 민주당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28일 유튜브에서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합당 조건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역구 출마’였다”면서 “이번에는 명시를 하지 않았지만, ‘대권 포기 선언’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역시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이낙연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는 취하지 않기로 합의를 본 것 같다”면서 “5인 대표 체제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5인은 미래대연합의 공동대표 5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장 소장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백업하는 그런 역할을 하기로 합의를 본 모양”이라고 밝혔다. 그간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민주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이 ’‘주도권 싸움’에 대한 우려를 씻고, 원만하게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탈당파 ‘미래대연합’, 이준석과의 연대 추진...이준석, ‘바른미래당’ 현상을 우려해

실제로 그간 미래대연합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의 대표성을 갖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외부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 왜 따로 가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제3지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노렸던 미래대연합은 이낙연 전 대표와의 합당보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의 ‘빅텐트’에 우선 순위를 둔 것으로 알려진다. 미래대연합은 ‘반이재명’ 프레임보다는 ‘반윤석열’ 프레임으로 뭉쳐지길 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준석 대표의 합류가 절실했지만, 이준석 대표는 ‘제3지대 빅텐트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 정설로 알려진다.

경향신문 박순봉 기자는 29일 CBS라디오에서 “(이준석의) 개혁신당은 바른미래당처럼 되는 걸 가장 우려했다”고 분석했다. 박 기자는 “바른미래당은 유승민당과 안철수당이 합쳐진 것인데, 대장이 두 명 있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합쳐놓고 시끄러워지면 바른미래당 꼴이 난다는 것이 개혁신당 쪽 관계자의 입장이었다고 박 기자가 설명했다.

이낙연의 광주 출마는 호남 패권 경쟁 신호탄

결국 개혁신당과의 빅텐트가 불발되자,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합당에 합의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28일 유튜브에서 “민주당 내에서 친문계에 대한 친명계의 공격이 심상찮다 보니까, 이 두 정당(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이 ‘빨리 합당을 해서 민주당 쪽에서 탈당하는 사람들을 담도록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이 합당을 했기 때문에 인제 각이 좀 서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함께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 역시 “지금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의 인기가 폭락하고 있잖아요? 이낙연 당이 호남에 올인하면 상당히 선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과의 빅텐트가 불발된 개혁미래당의 입장에서는 호남에서 개혁미래당의 바람을 일으키면 정치개혁에 성공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따라서 이낙연 전 대표가 선봉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원욱 미래대연합 의원은 지난 19일 조선일보 유튜브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광주 출마'를 제안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원욱 미래대연합 의원은 지난 19일 TV조선 유튜브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광주 출마'를 제안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미래대연합의 이원욱 의원이 가장 먼저 이 전 대표의 ‘광주 출마’를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지난 19일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해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당에서 만약에 요구가 있다면, 당을 살리는 데 필요성이 있다면 광주 같은 곳에 출마해서 광주 민심을 확 바꿔주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진짜 광주에 출마해서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사실 뒷방에 가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돌아다닌다고 해서 그게 임팩트를 주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강조했다.

이낙연, 광주에서 ‘김대중의 민주당 재건’ 주장해...이재명을 정조준한 발언

이 전 대표는 여러 번 차기 총선 불출마 방침을 밝혀왔지만, 이원욱 의원의 공개 제안에 대해 “잘 듣고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새로운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 후 지난 21일 첫 지방 일정으로 호남을 찾은 데 이어, 3일 만에 광주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가 광주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호남 민심 챙기기에 공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24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24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남광주시장에서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대표는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며 “수권정당이 새롭게 세워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의 민주당은 현대에 맞게 재건해야 한다”며 “호남 국민들께서도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되살려주시고 제 충정을 이해하고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30일 TV조선 유튜브에 출연한 미래대연합의 김종민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에 출마해 호남 민심을 결집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반윤석열 민심이 호남의 압도적인 민심이기는 한데,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상당히 어떤 걱정이나 거부감이 꽤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호남에서) 우리 신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의 절반 정도 나온다”

그러면서 “우리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의 절반 정도 나온다”며 “누가 나선 사람도 없고 김종민이 가서 유세한 것도 아니고 이낙연 대표도 가서 해본 것도 아닌데 적어도 그냥 자연스럽게 민주당 지지율의 절반 정도가 민주당이 아닌 대안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개혁미래당과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에 가서 “우리가 왜 나왔고, 어떻게 할 건지를 잘 설득하면 충분히 (민주당 지지율을)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낙연 대표를 안 좋아하는 일부의 사람들에 대해 김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본격적으로 ‘내가 잘못했다. 정말 앞으로 우리 민주주의를 원하는 또 김대중, 노무현을 지지했던 많은 분들을 대변해서 한번 세게 한번 정치를 해보겠다’ 그러면 또 많이 돌아설 분도 있고 호남에는 특히 그런 분들이 저는 꽤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미래대연합 의원은 30일 TV조선 유튜브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광주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처]
김종민 미래대연합 의원은 30일 TV조선 유튜브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광주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재명 지지도 추락하는 광주에서 이낙연이 선전한다면?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9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충북도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방탄하느라 못한 정권심판을 우리가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못하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겠다. 이리저리 꾀부려가면서 재판 연기하고 (하는) 그런 짓거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24일 광주에서의 발언보다 강도를 더 높인 이 전 대표가 총선 전략을 명확히 한 것으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재명 대표의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는 광주에서 이 전 대표가 선전을 펼친다면, 국민의힘에는 더할 나위 없는 꽃놀이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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